[네이션 피플] 아산 여성 발명가 최영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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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충남 아산시 온천동에서 화장품 수입판매회사인 ㈜나이키 코스메틱을 운영하는 최영미(崔英美 ·41)씨는 비누에 빠진 여성 발명가다.

볏짚비누 ·야광비누 ·먹는 화장품 등 기발한 아이디어 제품을 잇따라 특허 출원해 지난달 특허청으로부터 ‘신지식 특허인’에 선정됐다.

볏짚비누는 볏짚을 태운 재에서 수산화나트륨(양잿물)을 추출해 광물질 ·향료를 섞고 구기자 추출액을 첨가해 만들었다.

崔씨는 “양잿물이 무좀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예부터 알려진 사실”이라며 “TV에서 시골 할머니가 삼베실 삶는 데 양잿물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착안했다”고 말했다.

게르마늄 ·세레늄 등 광물질 성분 때문에 중년 남성들의 탈모방지에도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다.

구기자는 손이 트는 것을 방지해 주는 효능때문에 주원료로 선정됐다.고향인 충남 청양에서 구기자잎을 따는 아주머니들은 겨울에도 손이 트지 않는다는 사실에 착안,3년전 대학에 성분분석을 의뢰해 사실로 확인했었다.

볏짚비누는 연내에 제품으로 출시될 예정이다.충남지역 한 금융기관과 공장 설립과 판매망을 놓고 협의 중이다.

볏짚을 태우는 탄화 전기로와 수산화나트륨을 추출하는 휠타프레스장치 등 대량생산을 위한 제조공정 설계도 끝나 공장 설립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연내 제품화가 가능하다.

시제품 1만여개를 사용한 사람들은 “피부가 희어지고 깨끗해졌다”“주부습진 ·무좀이 사라졌다”는 반응을 보여 자신감에 차 있다.

먹는 화장품은 쌀을 주원료로 광물질과 꿀을 혼합한 특이제품이다.발라도 되지만 장기능이 좋지않아 피부가 거칠어진 사람이 먹으면 더 큰 미용효과를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밖에 崔씨는 컵 밑바닥에 광고문안을 넣은 특이한 컵,보행기와 유모차에 녹음 ·재생장치를 달아 아기 옹아리도 녹음하고 좋은 음악을 들려 주는 장치 등 모두 10여 가지 제품의 특허 ·실용신안을 출원 중이다.

대학에서 오보에를 전공한 崔씨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떠오르는 궁금증이 아이디어의 원천”이라고 말한다.

崔씨는 발명에만 그치지 않고 제품화에도 열심이다.

남편 최용운(43)씨가 든든한 후원자다.부인의 기발한 아이디어에 올 초 그동안 운영하던 건축자재회사를 정리하고 아예 부인돕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아산=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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