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유일 '스위치 백' 철로 사라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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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국내에서 유일한 '스위치 백' (switch-back) 철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이 구간에는 국내에서 가장 긴 연장 16㎞의 루프(고리)형 터널이 만들어진다.

급경사.급커브가 많은 산악지대에 주로 건설되는 '스위치 백' 철로에서는 기관차와 객차가 앞뒤를 바꿔가며 지그재그 방식으로 진행한다. 승객들은 열차가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며 진행하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철도청은 3일 "영동선 동백산역~도계역 구간(연장 19.6㎞)에 있는 15개 터널이 건설된 지 60년이 지나 붕괴 등 안전사고 위험이 커 새 노선(터널)을 건설키로 하고 최근 공사에 들어갔다" 고 밝혔다.

새 철도 노선 건설에는 4천2백1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2007년 준공된다.

이 구간은 일제 말기인 1940년 삼척 탄전 개발 등을 위해 영동선(영주~강릉.총연장 1백93.6㎞) 가운데 최초로 건설됐다. 청량리에서 정동진까지 이어지는 관광열차도 이 구간을 통과한다.

스위치 백 방식으로 운행되는 구간은 영동선 가운데 해발 고도차가 가장 큰 흥전역(해발 3백49m)과 나한정역(해발 3백15m) 사이 1.5㎞ 구간이다.

이에 따라 청량리에서 강릉으로 운행하는 열차의 경우 흥전역과 나한정역 사이에서 객차와 기관차가 급커브길마다 앞뒤를 바꿔가면서 운행한다. 승객의 입장에서는 열차가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며 다음역으로 진행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철도청 관계자는 "스위치 백 철도를 관광용으로 남겨두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안전사고 위험이 있어 철거를 결정했다" 고 말했다.

대전=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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