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조사비 문화 없애면 기부 늘 텐데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이 정도로 호화로운 모임은 드물다.”

문용린 전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이날 토론회를 두고 한 말이다. 그는 “우리나라 국책 연구원장이 다 모여서 의견을 모으는 자리는 아주 드물다. 외양이 호화롭다기보다 나라를 걱정하는, 나라의 미래를 대비한 준비가 호화롭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문 전 장관 외에 이돈희 전 교육부 장관, 박인주 평생교육진흥원장 등 3명이 사회를 맡았다. 한국교육개발원·한국교통연구원·한국법제연구원 등 11개 정책 연구원장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올해로 3년째 열리는 국정과제 공동 세미나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시작했다. 토론에 앞서 천안함 순국 장병에 대한 묵념도 했다. 그러다 토론이 시작되자 “시간을 조금만 더 쓰겠다”(이명숙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는 말이 잇따를 정도로 분위기가 달아 올랐다. “애들 잠 좀 재웁시다. 0교시 수업 해서 학교에 가서 졸게 하지 말고”(강지원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대표)라는 호소도 나왔다. 플로어에 앉은 100여 명의 참석자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발표 후 열린 토론회에서는 참가자들의 비판과 다소 ‘튀는’ 대안이 쏟아졌다. 전경수 서울대 교수는 ‘우선 멈춤’ 표지판을 강조했다. 그는 “선진국의 운전면허 시험에서 가장 많은 탈락 사유는 우선 멈춤을 지키지 않는 것”이라며 “꼭 필요한 곳에 설치하고, 위반하면 가혹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부를 늘리기 위한 제안도 나왔다. 강지원 대표는 “우리나라는 월급의 20~30%가 경조사비로 빠져나간다”며 “경조사 문화를 없애지 않으면 기부문화가 정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집값=중산층의 척도’가 된 데 대한 비판도 있었다.

오대영 중앙일보 국제부 선임기자는 “우리나라는 몇 평짜리 집에 사는 것이 중산층의 척도라면 유럽에선 ‘어떤 악기를 다루느냐’가 중산층의 척도”라며 “문화·정신적 중산층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김경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