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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품사들 "GM 납품 따내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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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미 제너럴 모터스(GM)가 대우자동차 인수를 결정함에 따라 국내 차 부품업체들이 GM에 눈을 돌리고 있다.

GM이 기존 자동차회사들과의 납품 관계를 따지지 않고 가격.품질만을 고려해 구매하는 관행에 주목해 GM과의 거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GM이 대우차 인수 본계약을 맺고 부품 구매에 나서면 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한 이후 부품업계 구조조정이 일어난 것처럼 대규모 이합집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현대.기아차 납품업체의 GM 줄대기=현대.기아차 납품업체들은 GM이 새 주인이 된 대우차의 시장점유율이 늘어나면 현대.기아차에 대한 납품물량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GM 납품이나 수출 등 활로를 찾고 있다.

현재 GM 본사 납품업체인 K사 관계자는 "GM의 경우 한때 자회사였던 델파이가 생산하는 품목들도 한국 업체로부터 사는 등 전세계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공개 입찰하고 있다" 며 "최근 현대차 납품업체들로부터 GM의 구매정책과 인증시스템에 대해 문의가 많았다" 고 말했다.

한편 최근 현대차의 제1주주인 현대모비스가 직접 차 모듈(덩어리)부품 생산에 나서면서 2~3년 후 나올 현대.기아차 신차종에 대한 납품 기회를 놓친 대형 부품업체들은 대우차 군산.창원 공장 인근에 부품 공장을 건설할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현대모비스가 상당 물량을 가져간 만큼 GM에 납품해 공장을 돌려야 한다" 며 "GM이 본격 경영에 나설 시점을 내년 6월로 보고 공장 부지를 찾을 방침" 이라고 말했다.

◇ 대우차 납품업체의 위기감=대우차 납품업체들은 GM이 들어와 기존 부품의 품질수준.구매기준.방식 등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특히 GM은 신규 차종에 들어갈 부품에 대해선 단품(낱개)하나라도 전세계 업체를 대상으로 입찰할 것이기 때문에 수주경쟁이 그만큼 치열해 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르노자동차가 닛산자동차를 인수한 후 글로벌 구매를 하면서 닛산과 수십년 계열관계를 유지했던 부품업체들이 무더기로 도태했다" 고 말했다.

이때문에 대우차 협력업체들은 GM 납품에 필요한 독자적인 디자인 능력과 고가의 품질 보증설비 등을 사기 위해 통폐합 등을 통한 대형화 논의를 벌이고 있다고 전해졌다.

이영렬.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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