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감찰본부 스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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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G&G그룹 이용호(李容湖)회장에 대한 봐주기 의혹을 받고 있는 임휘윤(任彙潤)부산고검장을 22일 소환해 감찰조사를 벌였던 특별감찰본부(본부장 韓富煥대전고검장) 수사검사들은 휴일인 23일에도 전원 출근해 관련자 조사를 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었다.

○…任고검장 등 검찰 간부들에 대한 금품로비 여부를 조사받기 위해 소환된 李씨와 여운환(呂運桓)씨는 23일 오후 구치소 호송차를 타고 감찰본부 사무실이 있는 서울지검 남부지청에 도착했다.

李씨는 청사 뒷문을 통해 몰래 조사실로 올라가려다 취재진에 발각되자 호송 교도관을 뿌리치고 잔디밭을 가로질러 청사에 진입하려 했으나 또다시 기자들에게 가로막히자 얼굴을 손으로 가린 채 사진촬영을 피하기도 했다.

○…22일 오후 소환된 任고검장에 대한 감찰조사는 그가 아직 현직 신분인 점을 고려해 주로 韓본부장이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任고검장은 출두 당시 비교적 여유있던 표정과 달리 이날 오후 10시20분쯤 검찰청사를 나설 때는 강도높은 조사를 받은 듯 얼굴이 붉게 상기돼 있었다.

任고검장은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승용차 안에서 "무책임한 보도는 삼가라" 며 자신에 대한 언론 보도에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조사는 어떻게 진행됐느냐" 는 연이은 질문에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다" 며 짧게 대꾸하고는 서둘러 감찰본부를 빠져나갔다.

○…감찰본부는 이날 오후 3시 李씨의 로비 비망록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는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총무를 찾아갈 예정이었으나 오후 2시40분 취소했다. 감찰본부측은 "자료 제출을 요구하려 했으나 한나라당측 사정 변경으로 갈 필요가 없어졌다" 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측은 "검찰이 수사상황과 관련해 의견 교환을 할 것처럼 얘기해 약속을 잡았으나 방문 목적이 자료요청이어서 오지 말라고 했다" 고 말했다.

김기찬.하현옥 기자

사진=장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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