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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 시각전' 14일부터 영인문학관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거친 숨결까지 묻어날 것같은 빛 바랜 시인의 습작 노트, 퀭한 눈빛으로 세상을 절망하는 표정의 자화상, 힘찬 기개가 느껴지는 서예 한 점….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위치한 영인문학관이 오는 14일부터 한 달간 열 '문인 시각전(視覺展)' 에 출품되는 것들이다.

그 흔한 시화전(詩畵展)과 달리 '문인 시각전' 이란 명칭을 쓴 것은 전시 대상이 시와 그림 외에 도자기.서예.그림 등을 포괄하면서도 문인들 자신의 '시각 예술' 이 전시의 주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크게 서예.그림.도자기 등 세 가지로 나뉜 전시 품목에는 김동리.박두진.박종화.서정주.김요섭.윤극영 등 작고 문인과 김승옥.강석경.박범신.이외수.윤후명씨 등 생존 문인들의 작품이 골고루 포진해 있다.

박두진 시인이 1979년에 붓글씨로 쓴 '해야' 에는 둥글둥글한 해의 이미지가 글씨체에도 녹아 있어 재미나고, 서정주 시인의 시 '동천' 에 천경자씨의 그림이 어우러진 시화(詩畵)에선 시.서.화의 일치라는 한국적 낭만의 풍속이 되살아 나는 듯하다.

영인문학관 강인숙 관장은 "문인들의 서예와 그림은 기교면에서 전문가들에게 뒤질 수밖에 없지만 언어 표현을 다른 장르의 표현 양식으로 보완한다는 점에서 색다른 의미가 있다" 고 이번 전시회의 의도를 밝힌다. 02-379-3182.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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