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전투기 ‘F/A-18 그린 호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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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전의 핵심인 초음속 전투기에도 친환경 시대가 열렸다.

22일(현지시간) 시험 비행에 나선 ‘그린호닛’. 바이오 연료를 절반 섞어 쓰는 친환경 전투기다. 조종석 아래쪽에 ‘에너지 안보(Energy Security)’라고 쓴 해군 마크가 새겨져 있다. [사진=미 해군 홈페이지]

미국 해군은 지구의 날인 22일(현지시간) 오후 메릴랜드주 패턱센트 리버 해군기지에서 ‘그린 호닛(Green Hornet)’으로 명명한 전투기의 첫 시험 비행을 실시해 성공했다. 이 전투기는 ‘F/A-18 수퍼호닛’과 동일한 기종이지만 유채과 식물 ‘카멜리나’에서 추출한 바이오 연료를 기존 제트 연료와 50대50으로 섞어 쓰는 점이 다르다. 그래서 친환경을 뜻하는 녹색을 이름에 넣었다. 일부 민간항공사에서 바이오 연료를 이용해 시험 비행한 적은 있지만 초음속 전투기의 경우 이번이 처음이다.

2명의 조종사가 탑승한 그린 호닛은 이날 마하 1.2의 속도로 날면서 모든 기능을 정상적으로 수행했다. 그럼에도 연소 후 생성되는 오염물질은 크게 감소했다고 미 해군 측은 전했다. 미 해군은 모두 15대의 그린 호닛 전투기를 보유 중이며, 6월 중순까지 남은 14대의 시험 비행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날 시험 비행을 지켜본 레이 마버스 해군장관은 “ 앞으로 다양한 군사무기 분야에 바이오 연료 사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버스 장관은 2016년까지 핵 항공모함과 핵 잠수함, 그리고 하이브리드 동력장치와 바이오 연료로 운용되는 군함과 전투기 등으로 무장해 원유 사용으로부터 자유로운 ‘대형 친환경 함대’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지난달 그린 호닛 공개 행사에서 “미군은 앞으로 대체 연료의 사용량을 늘려 에너지를 절감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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