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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KDB 수신료·광고 배분 논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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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위성방송 프로그램 공급자(PP)와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이 프로그램 계약을 놓고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갈등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로 예정된 본방송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KDB가 프로그램 공급자들에게 지급하는 프로그램 사용료와 KDB가 사용할 수 있는 광고시간이 갈등의 핵심. KDB는 시청자들에게서 거둬들이는 수신료의 35%를 프로그램 공급자들에게 사용료로 주겠으며, 총 광고시간 중 20%는 자사의 몫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PP들의 모임인 방송채널사용사업자협의회(이하 PP협의회.회장 정창기 리빙TV 사장)는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KDB가 단독 사업자라는 지위를 악용,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계약을 체결하려 한다" 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는 KDB의 주주인 KBS.MBC.SBS 등 지상파 3사의 위성채널 관계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PP협의회측은 "프로그램 사용료로 KDB가 제시하는 수신료의 35%는 프로그램 제작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 이라며 "일본처럼 65%를 지급해야 수익을 맞출 수 있다" 고 주장했다. 단 채널사용료를 KDB가 지급할 경우 50%를 요구했다. 채널사용료란 위성을 소유한 한국통신에 지급하는 금액이다.

이에 대해 KDB측은 "케이블 방송국(SO)을 뚫으려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들어가는데도 PP들이 SO에서 32.5%의 프로그램 사용료를 받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고 반박했다.

PP가 SO로부터 받는 프로그램 사용료는 위성방송의 채널사용료에 해당하는 전송망 사용료(15%) 지급 후의 순수입이라는 점에서 양자간 입장차이가 있다. 광고 시간 배분과 관련, PP측은 "SO와 달리 위성방송은 전국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KDB에 광고 시간을 배분할 경우 PP의 광고수주는 불가능하다" 고 주장했다.

그러나 KDB측은 "PP로부터 배분받는 광고 시간은 가입자 모집, 위성방송 홍보, PP들과의 공동 프로모션 등을 위한 창구로 활용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PP협의회와 KDB의 갈등은 일차적으로는 돈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1995년 케이블TV 개국시 정부의 불분명한 정책으로 1조원대의 누적적자가 발생, 뉴미디어인 케이블TV의 발전을 가로막았던 경험에 비춰 본다면 영상산업 육성 차원에서 양자가 대화를 시도하고 방송위가 중재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게 방송계의 중론이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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