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인 정찰기 이라크서 피격…미국 시인 처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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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워싱턴=연합] 미국 공군의 무인 정찰기 한 대가 27일 이라크 남부 지역에서 임무 수행 도중 격추됐다고 국방부의 한 관리가 확인했다.

티모시 블레어 미국 국방부 대변인도 피격사실을 직접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이라크 남부 비행금지지역을 비행 중이던 '프레더터' 무인 정찰기가 실종상태라고 말해 피격됐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블레어 대변인은 그러나 유인 정찰기는 모두 무사귀환했다고 덧붙였다.

이제까지 이라크 남.북부 비행금지구역을 초계비행하던 미.영 군용기를 격추시켰다는 이라크의 주장은 여러 차례 제기됐지만 미국측이 이를 시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관영 이라크통신(INA)은 군 대변인의 발표를 인용, 이라크 방공부대가 쿠웨이트에서 출격한 미국 정찰기 한 대를 격추시켰다면서 미 정찰기는 첨단 장비를 탑재한 채 바그다드 남쪽 5백50㎞ 지점인 바스라 인근에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이 통신은 격추된 정찰기가 이라크의 전략 요충지와 대공 방위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다고 말했으나 기종과 조종사 탑승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 정찰기가 격추된 이라크 남부 비행금지구역은 시아파 이슬람 반군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과 영국이 1991년에서 92년 사이에 설정했다.

이라크군은 최근 들어 비행금지구역을 초계비행하는 미.영 군용기에 대한 공격을 강화, 미.영 군용기가 여러 차례 피격위기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영국은 이미 수차례 자국 군용기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공습을 단행한 바 있어 이번에도 보복공습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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