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효과'로 아시아 · 유럽 기술주 급반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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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이른바 '시스코(미국의 인터넷 장비업체)효과' 가 세계로 확산되면서 27일 서울 증시가 크게 올랐다. 지난 주말의 미 주가 상승에다 기술주를 중심으로 외국인.기관투자가들이 쌍끌이 매수에 나서 종합지수는 한때 580선을 돌파했다. 그러나 장 후반들어 상승폭이 둔화되기 시작, 결국 지난 주말보다 9.43포인트(1.65%)오른 578.74로 마감했다.

일본.홍콩 등 아시아 증시가 모처럼 동반상승했으며, 선물 강세로 프로그램 매수가 일어나 지수를 끌어올렸다. 한편 국내 증시는 주중에 잇따라 발표될 한.미 경제지표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 시스코 효과= "시스코 시스템스의 실적이 개선될 조짐" 이라는 존 챔버스 회장의 발언으로 한국은 물론 미국.유럽.일본의 기술주들이 반등했다.

거래소에서는 삼성전자가 20만원선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등 기술주들이 약진했고, 코스닥에서도 코리아링크.오피콤.웰링크 등 네트워크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상황에서 시스코 효과는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그러나 기술주 분석가들은 간판 기술주인 시스코의 실적 개선이 확인되면 증시의 구도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증권 심학동 기술정보팀장은 "올 4분기가 정보기술업종의 경기 바닥이고, 점차 상승해 내년 여름 이후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 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도 "미국.일본 등 해외변수가 안정을 되찾았다" 며 "낙폭이 컸던 기술주 중심으로 증시가 상승 모멘텀(동인)을 모색하는 상황" 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SK증권의 이충식 리서치팀장은 "시스코 효과가 촉매 역할을 했지만 과매도에 따른 일시적 반등에 그칠 것" 이라며 "560~580의 박스권을 돌파하려면 기초여건의 개선이 확인돼야 한다" 고 말했다.

◇ 쌍끌이 매수=외국인들이 거래소 시장에서 영업일수로 6일 만에 1천1백억원어치 이상을 사들였다. 기관들도 5백억원 이상을 순매수했고, 지수선물 시장에서도 외국인.기관은 쌍끌이 매수에 나섰다.

외국인의 매매 종목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외국인들은 그동안 사들였던 중저가 대형주를 팔고 삼성전자.현대차.한전.대우증권 등 기술주와 업종 대표주를 대거 사들였다.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로 국내 악재는 덮여졌다. 해외 채권단의 채무 중도상환 요구로 하이닉스반도체가 하한가까지 떨어지고 장막판에 건설주와 금융주가 보합수준으로 밀렸지만 시장에 충격파는 적은 편이었다.

이철호.김동선.김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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