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김주찬 · 김태균, 미래 짊어진 '대형타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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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후반기 프로야구 무대에 김주찬(롯데)과 김태균(한화) 두 신예 돌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그러나 김주찬과 김태균이 주목받는 데는 좀더 본질적인 면이 있다. 갓 스무살 안팎의 둘은 제2의 이종범과 장종훈으로 불려도 전혀 손색없을 만큼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형 타자에 목말라 있는 국내 프로야구에 둘은 과연 단비가 될 것인가.

◇ 롯데 김주찬

미완의 대기(大器).

백인천 전 삼성감독은 롯데 김주찬을 바라보며 "10년에 하나 나올까 말까한 대형 선수" 라고 극찬했다. 프로데뷔 2년차로 롯데 톱타자를 꿰차더니 어느새 신인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52타석에 들어섰던 김선수는 5년내, 60타석 이내라는 신인규정 덕분에 중고 신인으로 올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빠른 발과 타고난 방망이 감각은 이종범의 대를 이을 차세대 대형 내야수로 평가받는다. 27일 현재 62경기에서 도루 22개에다 타율 0.347(규정타석에는 미달)로 전준호(현대)의 이적 이후 수년간 톱타자를 찾고 있던 롯데의 고민을 해결했다.

김선수의 눈부신 발전은 우용득 감독대행의 작품이다. 삼성에서 옮겨온 올초에는 변화구 대처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약점을 노출했으나 스탠스를 어깨폭보다 넓히면서 중심이동이 좋아져 좌우 가리지 않고 안타를 뽑아내고 있다.

"신인왕이라니요. 수비도 부족한 게 많은데…. 올시즌 1백안타(현재 70안타)만 꼭 채울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여드름 자국이 아직 가시지 않은 김선수의 소박한, 그러나 다부진 꿈이다.

김종문 기자

◇ 한화 김태균

◇ 한화 김태균

지난 26일 대전구장. 5회말 솔로 홈런을 치며 선취점을 뽑은 김태균은 "어떤 구질의 공을 쳤는지 잘 모르겠다. 그냥 방망이가 나갔다" 고 말했다. 한화 이광환 감독은 "직구와 변화구, 몸쪽.바깥쪽 가리지 않는 천부적 타격 자질" 이라고 극찬했다.

열아홉살의 새내기 김태균은 거칠 것이 없다. 62경기 1백73타석만에 13개의 홈런을 쳤다. '라이언 킹' 이승엽(삼성)도 1995년 데뷔 당시 1백21경기 4백2타석에 나서 13개의 홈런에 그쳤다.

김태균은 그가 우상처럼 믿고 따르는 장종훈의 공백을 메우면서 스포트 라이트를 받았다. 지난 5월 중순 장종훈이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빠지자 김태균은 '땜질용' 으로 4번타자 겸 1루수로 기용됐으나 파워나 파괴력에서 장종훈에게 뒤지지 않았다.

황병일 타격코치는 "말이 없고 속도 알기 힘들다. 바둑으로 치자면 이창호의 '포커 페이스' 다. 타격에는 적극적이면서도 나쁜공엔 절대 방망이가 나가지 않는 모습을 볼 때면 소름이 끼칠 정도" 라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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