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낮추고…저신용자도 OK…서민금융대출, 주름살 좀 펴주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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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금융권 서민대출 상품의 금리가 낮아지고 대상은 확대되고 있다. 신용등급이 가장 낮은 10등급까지로 대출 대상이 넓어졌고, 3개월간 일을 해 왔으면 근로자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금융채무불이행자(3개월 이상 연체)로 떨어졌다가 빚을 성실히 갚는 자영업자가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품도 나왔다.

지금까지 나와 있는 서민금융대출 상품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지역신용보증재단에서 특례보증을 하는 대출이다. 보증을 하는 대출이라 금리가 연 4~8%다. 다른 하나는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내놓고 있는 서민대출상품으로 금리는 연 10%대다.


가장 최근에 나온 것은 비정규직 근로자를 우대하는 대출상품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19일 근로자 전용 대출상품인 ‘KB근로자희망+대출’을 선보였다. 기존 ‘근로자생계신용보증대출’ 상품의 대출한도를 올리고 금리를 낮춘 상품이다. 대출한도는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높였다. 대출금리는 연 7.15%다. 국민은행과 거래를 해 왔다면 기여도에 따라 최저 연 6.15%의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상은 신용평가사에서 5~10등급을 받은 사람으로 3개월 이상 재직 중인 근로자여야 한다. 여기엔 비정규직과 일용직도 포함된다. 대출 기간은 3년 또는 5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국민은행 개인여신상품부 김인태 팀장은 “이 상품은 조기상환수수료가 면제되기 때문에 여유자금이 생기면 언제든지 상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협도 19일부터 ‘저신용 근로자 지원 대출’의 대상을 확대하고 금리를 낮췄다. 대출이 가능한 신용등급을 기존 6~9등급에서 5~10등급으로 넓혔다. 금리는 연 8.9%에서 연 7.98%로 낮췄다. 신협중앙회 경영지원팀 정관석 과장은 “서민 지원의 취지를 살리고 금융 서비스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10등급도 대출 대상에 넣었다”고 말했다. 대출한도는 최고 1000만원이다.

영세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도 새로 나왔다. 새마을금고는 지난달 ‘지역희망금융사업 협약보증대출’을 출시했다. 신용등급이 6~10등급인 자영업자는 1인당 300만원 이내에서 연 4% 이내의 금리로 3년간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농협도 지난달 자영업자나 무등록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자영업자 사업 재기 대출’을 내놨다. 3개월 이상 연체를 해 금융채무불이행자로 등록이 됐지만 1년 이상 성실하게 빚을 갚은 사람이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금리는 연 5.96%로 대출한도는 최고 1000만원이다. 이들 상품 모두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서가 필요하며 대출을 받는 사람이 보증료(대출금액의 0.5%)를 부담해야 한다. 이런 보증대출 상품은 대부분 매월 균등분할 상환을 한다.

보증이 붙지 않아 금리가 다소 높은 상품도 있다. 하나은행이 지난달 내놓은 ‘희망둘더하기대출’은 보증이 붙지 않은 신용대출 상품이다. 대상은 은행권 대출이 어려운 20~60세의 계약직 파견 근로자와 소기업 근로자, 비정규직 근로자, 영세 자영업자다. 3개월 이상 재직하거나 사업을 했어야 한다.

대출금리는 연 10.9~16%다. 다만 1년 동안 연체일수가 30일 이내면 1%포인트씩 4년간 최대 4%포인트의 금리를 감면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 상품개발부 이창훈 과장은 “원리금 분할상환 이외에 만기 일시상환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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