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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내년초에나 바닥 찍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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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국내 외국계 증권사들은 국내 경기가 내년 초에나 가야 바닥을 찍고 올라가며 증시도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먼삭스.JP모건.HSBC 등의 주식책임자들은 저금리로 주가가 뛰어 오르는 유동성 장세가 임박했다는 상당수 국내 전문가들의 분석과 달리 지금 장세를 비관적으로 보는 쪽이다. 일부는 "4백포인트까지 빠질 가능성도 배제못한다" 고 말했다. 그러나 메릴린치 등은 "이미 저점인 5백50포인트를 지나 상승국면에 들어섰다" 고 낙관론을 폈다.

◇ "경기회복 없이는 주가 상승 힘들다" =HSBC증권 이정자 서울지점장은 "미국경기가 2003년에나 회복되고 한국의 4분기 경제성장률이 0%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증시는 침체를 면키 어려울 것" 이라고 말했다.

골드먼삭스 권준 주식영업담당 이사는 "그동안 수출 부진을 국내 소비가 근근히 메워왔지만 최근 소비마저 위축돼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고 주장했다.

대다수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들은 증시가 경기보다 6개월 가량 선행하는 만큼 이제 경기저점에 앞서 주가가 오르기 시작할 것이라는 예상은 '희망사항' 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JP모건 한국지점 김철중 조사부장은 "한국 증시에서 주가는 경기와 함께 움직이는 동행지표" 라며 "경기회복 없이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 고 말했다.

반면 메릴린치 김동완 리서치팀 이사는 "이미 3분기에 바닥을 찍고 내년 상반기에는 7백20포인트까지 주가가 뛸 것" 이라고 내다봤다.

◇ "유동성 장세는 막연한 기대" =저금리가 유동성 장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데는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유동성은 경기와 기업실적 개선이라는 기초여건(펀더멘털)이 충족돼야 촉매제 역할을 한다" (JP모건 김 부장) "경제의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았는데 이미 주식으로 많은 돈을 날린 투자자들이 증시에 뛰어들겠느냐" (HSBC 이 지점장)는 것이다.

하지만 크레디리요네 증권의 아시아지역 투자전략가 니레시 자시니는 "금리가 더 이상 하락하면 채권투자에 대한 매력이 없어져 돈은 주식시장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 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앞으로 금리를 더 내릴 것이라는 데는 외국계 증권사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또 "코스닥 시장은 당분간 쳐다볼 생각이 없다" 는 게 공통적인 입장이다.

◇ "배당 수익 노려라" =외국계 전문가들은 배당 수익을 투자기준으로 꼽았다. 골드먼삭스 권 이사는 "주가 상승 여력도 있고 금리보다 높은 배당 수익이 예상되는 우량 우선주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고 말했다. HSBC의 이 지점장도 배당수익률이 높은 도시가스 회사들과 LG전자.현대차.동양제철화학.LGCI 등의 우선주를 권했다.

반면 메릴린치 김 이사는 "건설.금융주가 단기적으로 장을 이끌다 6백포인트 부근부터 통신.반도체 관련주가 상승장을 이끌 것" 이라며 "지금은 주식을 살 때" 라고 공격적 투자를 권했다.

김현기.하재식.김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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