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투자 보류 현금 확보 열 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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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경제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기업들이 투자를 보류하고 현금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5백4개 상장법인(금융회사 제외)들의 6월말 현재 보유현금은 지난해 동기 대비 49.32% 증가한 14조8천7백59억원으로 조사됐다.

회사별로는 현대차가 2조3백5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전자(9천9백52억원). LG전자(8천4백56억원).기아차(7천48억원).S-Oil(5천5백83억원)이 뒤를 이었다. 보유현금 증가율이 가장 높은 회사는 서통으로 지난해 6월 4천2백만원에서 2백95억원으로 늘었고, 부산주공.삼화콘덴서.삼성공조 등도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상장사협의회 관계자는 "기업들이 신규투자는 꺼리는 대신 영업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물론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현금 보유를 최대한 늘리고 있다" 며 "외환위기 당시와 지난해 하반기 현금부족으로 곤욕을 치른 기업들이 자금시장의 불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기 때문" 이라고 분석했다.

현금보유 증가율은 업종별로 명암이 엇갈렸다. 실적이 호전된 사무용기기(5백91.62%)와 자동차(3백57.83%)업종의 현금증가율이 두드러졌으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섬유(61%), 전기기계(67%), 펄프종이(61%), 정보처리(75%), 통신(53%)업종은 보유현금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보유현금이 늘었어도 유동성 자산 감소와 부채 증가로 상장사들의 전체적인 유동성 흐름은 오히려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사협의회는 "상장법인의 6월말 현재 전체 유동성 비율은 86.71%로 지난해 동기 대비 5.43%포인트 하락했다" 고 밝혔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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