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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일가 납치 용의자는 전 운전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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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원들이 1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주차장에서 중소기업 회장 일가 납치사건에 사용된 냉동탑차에서 지문감식을 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B공업 장모(75)회장 일가 납치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12일 범인 일당 중 3명이 한달간 합숙하며 범행을 사전 준비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찰은 장 회장의 전직 운전기사 김모(30)씨를 서울 홍제동 주택가에서 긴급체포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조사 결과 2002년 7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장 회장의 운전기사로 근무한 김씨는 2002년 주식투자 실패로 1억여원을 날린 뒤 형편이 어렵게 되자 고교 동창인 홍모(31)씨와 범행을 결심했다. 이들은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1인당 5000만원씩 주기로 하고 지난 9월 공범 6~7명을 모집했다.

홍씨는 이들 중 2명과 함께 한달간 합숙을 통해 범행에 필요한 '대포폰'을 구입하고 범행 현장을 사전 답사하는 등 철저히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냉동탑차를 구입한 홍씨 등 2명을 유력한 공범 용의자로 보고 지방 연고지 등에 수사진을 급파, 신병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당초 경찰에서 "자신이 범행을 모의한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공범들에게 배신당해 실제 범행에는 가담하지 않았다"고 부인했으나 추궁 끝에 결국 자신의 범행 가담 사실을 시인했다. 모 공사에서 용역 운전기사로 일하고 있는 김씨는 납치 당시 현장에는 얼굴이 알려질까봐 홍씨 등과 함께 가지 않고 평소처럼 일터로 출근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인질 강도.상해 등 혐의로 13일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김종문.이수기 기자 <jmoon@joongang.co.kr>
사진=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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