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만찬 성사여부 관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평양 민족통일 대축전에 참석 중인 우리측 대표단이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주최하는 만찬을 북측에 제의해 그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20일께로 예상되는 이번 만찬은 성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남측 대표단 일부의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 행사 참가로 궁지에 몰리고 있는 김종수 대표의 요구에 북측이 적극적으로 호응해 '체면' 을 세워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金위원장과의 만찬이 불발로 끝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金위원장과의 만찬이 남북간에 구체적으로 합의되지 않은 데다 金위원장이 쉽게 공개석상에 나오지 않는 점에 미뤄 성사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부정적 의견을 개진하는 전문가들의 얘기다.

金위원장은 특히 남북 민간행사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북측은 남측 인사 3백여명 이상이 참석하는 만찬이 되는 만큼 경호.돌출 행동의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만찬이 성사될 경우 어떤 양상이 벌어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문제는 金위원장이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이냐는 점이다.

만약 金위원장이 특유의 화법으로 좌중을 주도하며 만찬장을 북한식 통일의 선전장으로 끌어가면 남측 내부의 분열이 증폭될 수 있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金위원장이 이런 태도를 보이지 않고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발언을 한다면 나름대로 의미있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20일이 러시아 방문 직후인 점을 감안하면 서울 답방과 관련한 모종의 언질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남측대표단과 金위원장과의 만찬 여부는 그가 평양으로 돌아오는 18~19일께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철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