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119 구급차 위급상황때만 이용해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소방관으로 근무하면서 119 구급차를 자가용이나 택시 대신 이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이 때문에 신고를 받고 급히 출동해서 어이없는 일을 당한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 만취해서 구급차를 불러 집까지 데려다 달라고 떼를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를 고소해야 한다며 경찰서로 가자는 사람도 있다.

병원에 가자고 해서 응급실로 옮겨 놓으면 고성방가를 해 다른 환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바람에 민망한 적도 있다. 별로 아파 보이지 않는 사람이 굳이 병원에 가자고 한 뒤 응급실에 도착해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줄행랑친다.

이들은 자신만 좀 편하면 된다는 생각에, 또는 공짜이기 때문에 재미로 119 구급차를 부른다. 하지만 자기 때문에 일분일초를 다투는 위급한 상황에서 정작 구급차를 이용해야 할 사람들이 피해를 본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

119 구급차를 대중교통 수단 대신 이용해서는 안된다. 이런 잘못된 인식은 빨리 바꿀 필요가 있다. 구급차는 위급한 처지에 놓여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것이 아닌가.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하다.

서창원.전북 익산소방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