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보험료 "자고나니 또 내렸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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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운전경력 2년째인 회사원 金모(28)씨는 16일 인터넷을 통해 자동차 보험료를 비교해보고 깜짝 놀랐다.

이달 말 보험을 다시 들어야 하는 金씨는 열흘 전에도 비교 검색을 했는데 그때보다 연간 보험료가 최고 13만원까지 내려갔기 때문이다.

金씨는 "보험료가 싸져서 좋기는 하지만 언제 다시 바뀔지 몰라 혼란스럽다" 고 말했다.

이달 초 자동차보험료가 자유화한 이후 보험사들은 3~4차례 보험료율을 바꿨다. 그 결과 같은 조건인데도 며칠 사이 보험료가 10만원 넘게 차이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료 하향조정은 경쟁이 심한 최초 가입자와 신차 소유자에게만 국한되며 가입자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3년차 이상 장기 가입자의 보험료는 거의 조정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경쟁이 치열한 계층에 대한 보험료 인하분을 장기 계약자에게 떠넘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부 보험사는 자유화 초기 보험료를 올렸던 30~40대 운전자에 대해 최근 다시 보험료를 인상했다.

손보사들이 최초 가입자 등에 대한 보험료율을 빈번하게 조정하는 것은 일선 영업조직에서 불만을 터뜨리기 때문이다.

보안을 유지하며 나름대로 전략에 따라 보험료율을 정했지만 막상 영업을 시작한 뒤 보험료 차이가 크자 부랴부랴 다시 요율 조정에 나선 것이다.

특히 삼성.현대.동부.LG화재 등 상위권 보험사들이 가격경쟁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같은 조건에서 다른 보험사보다 보험료가 너무 높으면 영업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내리곤 한다" 며 "최소 2~3개월 동안은 계속 조정이 이뤄질 것" 이라고 말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최초 가입자나 신차 구입자가 평생 고객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장기 가입자보다는 이들에 대한 보험료를 빈번하게 조정하고 있다" 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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