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롯데백화점 '울산 결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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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울산의 백화점 상권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국내 최대의 유통조직을 갖춘 롯데백화점이 24일 울산점을 개점,울산의 터줏대감격인 현대백화점과 불꽃튀는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는 기존 고객을 잡아두기 위해 매장을 새로 꾸미고 서비스 품격을 높여 편안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고품질 고품격 서비스를 펼칠 전략을 세우고 있다.

롯데는 ‘격조 높은 서비스와 고객만족 마케팅’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중 ·고가 상품으로 20 ·30대 여성고객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울산의 간선로인 삼산로를 사이에 두고 직선거리로 1백여m거리에 자리잡은 두 백화점이 펼칠 치열한 경쟁으로 재래시장과 슈퍼마켓 등이 상대적으로 위축되지 않을까 업계는 걱정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공격=개장일을 24일로 당초 예정보다 1주일 늦췄다.휴가철을 피해 개장과 함께 가을 신상품으로 기선을 잡자는 전략이다.

개장을 앞두고 카드고객 확보에 힘을 쏟아 지난 주말까지 울산지역 17만 명과 경주 ·양산지역 5만여 명 등 모두 22만 명의 고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8개의 영화관,울산 최대의 테마식당,공중 관람차 등도 함께 개관,복합위락 유통단지로 울산의 패션과 놀이문화도 한 단계 높이겠다는 포부다.

현대백화점의 기존 고객층을 빼앗기 위해 특별할인 행사도 가질 계획이다.

이남훈(李南勳)점장은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한 판매전략을 강화하고 백화점 광장에서 연중 세계 각국의 문화행사를 유치하는 등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고객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수성=롯데백화점 개점에 맞춰 서비스 품격을 높이는 ‘고객 만족 서비스’를 선언했다.

울산점 ·성남점 ·동구점 등 3곳 매장이 공동으로 신속한 배달체계와 각종 테마 이벤트행사로 고품질 고품격 서비스를 펴 롯데의 공격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롯데와 인접한 울산점은 명품 잡화브랜드 ·구두 ·지하식품 매장을 새로 단장하고 주차장과 진입로를 2차선으로 넓혔다.

9층 식당가의 영업시간을 오후 10까지로 연장하는 등 고객들이 쇼핑 후에도 쉴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꾸몄다.

민형동(閔亨東)점장과 간부들이 앞장서 감동을 주는 고객 맞이 행사를 가지는 등 친절 ·위생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백화점 광고도 ‘이웃사촌’이라는 테마로 울산지역 문화 지킴이들을 모델로 등장시켜 주민들에게 친근감을 갖도록 하고 있다.

삼산동지역 상가 업주들과 삼산거리 문화공동체를 출범시켜 상권활성화와 고객서비스 개선 방안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영화상권도 흔들=롯데백화점과 함께 문을 열 롯데시네마는 1백20∼3백석 규모의 영화관 8개(1천4백여석)를 갖춰 울산 영상문화의 새 메카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 복합영화관은 동시에 영화를 상영해 관객들이 기다리지 않고 영화를 골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울산의 '영화 1번가' 자리를 지켜온 중구 성남동 일대 천도 ·태화 ·울산 ·중앙 ·시민극장 등 개봉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이들 극장들은 흥행성 있는 좋은 영화를 지속적으로 확보,롯데시네마와 경쟁해나갈 계획이다.

◇주택 ·상가 특수=롯데백화점 인근지역에는 올들어 원룸 아파트 20여 곳이 새로 들어섰다.

롯데 직원 2천5백여 명이 몰리면서 원룸아파트는 짓기 바쁘게 팔리고 아파트 ·주택 전세가격도 지난해보다 10%이상 올랐다. 백화점 주변 음식점 ·여성용품 매장의 전세가격은 20∼30%정도 뛰었다.

허상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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