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전략적 경쟁자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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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중국에 대해 전략적 경쟁자(strategic competitor)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겠다" 고 밝혀 주목된다.

이같은 발언은 최근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주석의 전화통화 및 파월 국무장관의 베이징(北京) 방문 등 미.중 관계가 급진전하고 있는 가운데 등장한 것이기 때문이다.

AFP통신은 30일 미.호주 안보회담을 위해 파월 장관과 더불어 호주 캔버라에 머물고 있는 럼즈펠드 장관이 이날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나는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 라고 부르는 것을 지지한 적이 없다" 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그는 미.중 관계에 대한 질문에 "중국의 미래는 아직 쓰여지지 않았다. 그들과 우리의 관계는 다면적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앞으로 그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내 생각으로는 불확실하다" 면서 이같이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선거운동 기간부터 "클린턴 정부가 중국을 '전략적 파트너' 로 규정한 것은 잘못" 이라면서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 라고 지칭해왔다.

이 때문에 이들 발언이 '미국의 대중국 화해 제스처' 일 수 있다는 조심스런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파월 장관이 29일 오후 중국 방문을 마치고 호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전략적 경쟁자' 라는 표현의 사용을 중단했다" 고 말하는 등 '유화적' 발언들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파월 장관은 "미.중 관계는 한 단어나 어구, 상투적인 문구로 표현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것" 이라면서 "모든 의미를 함축하는 적절한 표현을 찾겠지만 자신은 단 하나의 문구를 사용하기를 원치는 않는다" 고 말했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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