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결식아동에 정보화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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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30일 오전 11시 서울 봉천동 은천초등학교 전산실. 40명의 초등학생들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인터넷 사용법 등 정보화 교육을 받고 있다.

SK텔레콤이 여름방학을 맞아 전국 5천명의 결식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1백30개 초등학교에서 열고 있는 '2001 사랑의 교실' 참가자들 중 일부다.

결식 아동들이지만 강사가 새로 가르쳐 준 인터넷 게임에 푹 빠져 배고픔도 잊었다.

낮 12시가 돼 강사가 점심시간을 선언했지만 아이들은 "게임을 좀더 하겠다" 고 떼를 쓰며 일어설 줄 몰랐다.

모기 물린 가려움조차도 남의 일인 듯, 이론 강의 때는 빨갛게 부은 다리를 연신 긁더니 인터넷 게임을 할 때는 아래로 손이 가지 않는다.

민간기업이 결식 아동들을 위해 대규모 정보화 교육을 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 대상 학생들은 시.도 교육청이 추천했다.

30일부터 8월 14일까지 매일 두시간씩 3백50여명의 전문강사로부터 컴퓨터 기초와 인터넷을 배운 뒤 점심을 먹고 귀가한다.

참가자 朴모(은천초6)양은 "너무 빨리 끝나 아쉽고, 어서 내일이 됐으면 좋겠다" 고 조바심을 냈다. 서모(은천초3)군은 탕수육.생선조림.미역국 등이 나온 점심을 먹은 뒤 "꼭 생일같은 기분" 이라고 말했다.

이날 폭우가 쏟아졌지만 은천초등학교에는 교육 대상 어린이들이 모두 참석했다. 강사 홍영기(23.여)씨는 "오히려 비를 핑계대며 조금 더 있다 집에 가겠다는 아이들을 보내느라 힘들었다" 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앞으로 매년 여름방학에 결식 초등학생을 위한 '사랑의 교실' 을 열 계획이다. 참가 학생들에게는 교육 과정이 끝난 뒤에도 연말까지 매일 저녁 도시락을 전해줄 예정이다.

권혁주 기자

사진=김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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