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최고 200mm기습폭우…2,800가구·전철 선로 침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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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29일 서울.인천.경기 등 중부지방에 최고 2백㎜가 넘는 집중 호우가 내려 등산객이 계곡물에 휩쓸려 실종되는가 하면 전철 운행이 한때 중단되고 도로와 가옥 2천8백여채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후 3시쯤 남편과 함께 북한산 등반에 나섰던 장수자(56.여.서울 종로구 숭인동)씨가 성북구 정릉동 청수천 계곡에서 불어난 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오전 4시쯤 강화군 화도면 마니산 함허동천 계곡에서는 갑자기 불어난 물로 야영객 60명이 고립됐다가 119구조대에 의해 세시간 만에 구조됐다. 또 오전 10시30분쯤 가평군 북면 화악천이 넘치면서 행락객 등 40여명이 두시간 동안 고립됐다 구조됐다.

오전 5시30분쯤 경인전철 주안역 구내 철로가 침수되는 바람에 주안역~인천역 구간 전철 운행이 두시간 가량 중단됐다.

오후 5시쯤 경기도 구리시 갈매동 47번 국도변에서 산사태가 발생, 차량 통행이 중단되는 등 주요 간선도로 곳곳이 침수 피해를 보았다. 서울 증산로 상암철교 밑과 북한산길 일부 구간 등은 종일 통제되기를 반복했다.

인천시 남동구 서인천고속도로 남동IC 주변 등 인천시내 11개 도로와 의정부시 신곡동 자동차전용도로, 서울 동부간선도로 전 구간 등도 한동안 통제됐다. 30일 새벽까지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폭우 당시 피해가 집중됐던 서울 강서구 일대와 인천 계양구.경기도 김포.시흥.안산 지역 등에서는 주택.상가 2천8백여가구가 침수됐다.

서울 강서구 화곡1동 시각장애인 박동기(65)씨의 반지하주택이 거실까지 물에 잠기는 등 이 일대 다세대주택 20여가구가 침수됐다. 연이은 침수피해를 당한 인천시 서구 석남2동 주민 3백여명은 이날 오후 인근 도로를 점거한 채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 안양천 뚝방주차장에 주차 중이던 승용차와 버스, 중장비차량 등 수십여대가 물에 잠겼다. 또 오전 5시20분쯤 인천시 중구 인천기상대에 벼락이 떨어져 기상자료 수집이 일시 중단됐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침수된 가옥들에 대한 배수 등 복구작업은 이날 오후 마무리됐다" 며 "30일 중에도 서울.경기 등 중부지역에 국지성 호우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주민들의 대비가 요망된다" 고 말했다.

전국부.사회부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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