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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공모주 또 '거품 주의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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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지난 26일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가 시작된 우진세렉스 주가는 첫날부터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거래 첫날 하한가까지 곤두박질한 것은 올들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주간사인 교보증권은 최근 주가를 떠받치기 위해 시장조성에 나섰다.

시장조성이란 신규 등록기업의 주가가 한달 이내에 공모가의 80% 이하로 떨어지거나 하락할 우려가 있는 경우, 주간 증권사가 공모가의 80% 가격에 매수 주문을 내 주가하락을 막는 것이다.

같은 날 등록한 씨제이푸드시스템도 매매 시작 이틀 만에 주가가 공모가의 91% 아래로 떨어졌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신규등록한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해 주가를 떠받치기 위해 시장조성에 들어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등록 이후 한동안 상한가 행진을 계속하며 주가가 치솟던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특히 침체장에서도 공모가의 거품 현상은 더 심한 것으로 드러나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청된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등록 직후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져 시장조성에 들어간 기업은 우진세렉스를 비롯해 나라엠앤디.인터스타.시그마컴.테크메이트.예스테크놀로지 등 모두 8개사에 이른다.

이처럼 시장조성 기업이 늘고 있는 것은 여전히 공모가가 해당 기업의 본질 가치에 비해 높게 책정되는 데다, 기관투자가들이 주가 하락을 우려해 매매 당일 보유 물량을 많이 내다팔기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올들어 시장조성 신고서를 제출한 8개 종목의 경우 공모가가 본질 가치에 비해 평균 23%(할증률)높게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5~6월에 신규등록한 22개 기업 중에선 본질가치 대비 공모가가 텔넷아이티의 경우 93.2%, 인컴아이앤씨의 경우 46.9%나 높게 책정되는 등 공모가의 거품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에 비해 지난해 11, 12월과 올 2월에 등록된 기업들은 할인율이 평균 12.8%로 오히려 낮았다. 따라서 공모가 산정을 비롯한 공모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동양증권 안영남 연구원은 "지난 연말에 등록한 기업의 경우 코스닥 시장의 침체로 공모가가 낮게 책정된 반면, 최근 등록한 기업들은 지난 4~5월 수요예측 당시 코스닥 시장의 활황으로 공모가가 본질가치에 비해 높게 책정됐다" 며 "일반투자자는 공모주 청약에서도 손해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화증권 관계자는 "수요예측 당시보다 시장 상황이 악화됐을 뿐 공모가 자체가 높았던 것은 아니다" 며 "시장 상황이 신규 등록기업의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고 말했다.

정제원.김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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