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러기 책동네] '애니모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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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독서가 독서를 낳는다' 란 유행어를 만들어낸 10대 소설이 『애니모프』.

1996년 출간된 이후 올해 6월까지 매월 한 권씩 선보이며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40여 개국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비록 해리 포터 시리즈가 10대 소설의 대명사로 자리잡긴 했어도 『애니모프』의 이력 또한 만만찮다.

1백50주 이상 USA 투데이.워싱턴 포스트 어린이 책 부문에서 베스트 셀러를 기록했고 미 도서정보 주간지 퍼블리셔즈 위클리가 해마다 선정하는 최고 어린이 책으로도 뽑혔다. 지금까지 팔린 부수만 4천만부 이상. 드라마로도 제작됐다.

이른바 10대를 위한 'X-파일' 이라고도 할 만한 이 소설은 동물로 변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다섯 명의 아이들이 지구를 지켜내는 활약상을 담고 있는 모험물. 여기에 동물과 인간의 세계를 넘나드는 팬터지와 각 동물의 특징을 세세하게 담은 생물학적 지식까지 첨부됐다.

평범한 아이 다섯 명은 어느날 밤, 비행접시를 목격하고 선한 외계인 엔델라이트족의 왕자부터 메시지를 전달받는다. 지구 파괴를 목적으로 한 외계인들이 이미 인간 사회에 깊숙이 침투했으므로 이를 막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왕자는 아이들에게 동물로 변신할 수 있는 능력을 선물로 주고 사라진다. 뜻하지 않은 비밀을 알게된 아이들은 이제 변신의 능력을 이용해 지구를 구해야 할 처지에 놓인다.

이같은 내용을 골격으로 한 시리즈의 소재는 다분히 소년적이지만 글 행간에는 자유.도덕.책임감, 그리고 죽음에 관한 진지한 고민이 묻어나고 동물에 대한 정보가 그냥 소설 속 내용이라 하기엔 과분할 만큼 풍부하다.

실제 소설 속에는 고양이.송어.갈매기 등 3백여 가지가 넘는 생물들이 등장하는데 한 예로 5권에 나오는 개미 이야기는 개미 연구의 권위자인 하버드대 에드워드 윌슨 교수에게 직접 자문을 얻어 쓰여졌다.

여기에 다양한 상황 전개와 꼼꼼한 이야기 구성은 일단 아이들이 책을 손에 쥐면 놓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들이다.

아이들의 위한 배려도 눈에 띈다. 각 권 끝에 다음 편의 예고편을 실어 계속 흥미를 유발하도록 했고 책의 오른쪽 페이지 하단마다 인간에서 동물로 변하는 연속 그림을 배치해 책장을 한꺼번에 넘기면 변신 과정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우선 5권이 출간됐고 앞으로 분기별로 다섯 권씩 펴낼 예정이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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