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강원도의 축구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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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내년 월드컵을 계기로 한몫 잡아보려는 사람들로 득실대는 세상에 '돈 안되는' 월드컵 관련 책을 다섯 권이나 펴낸 사람이 있다.

'강원도의 축구 박사' 로 통하는 신중경(51.사진)씨. 춘천 강원사대부고 행정실장인 신씨는 『재미있는 축구 이야기』 『4백20가지 축구 이야기』 『soccer』 등을 차례로 써냈다. 월드컵의 역사와 에피소드, 축구 규칙과 상식 등을 꼼꼼하고 재미있게 소개한 책들이다.

『FIFA컵을 잡아라』는 쌍둥이 형제가 온갖 역경을 뚫고 한국을 2002월드컵에서 우승시킨다는 내용의 소설책이다.

신씨는 자신의 홈페이지(http://www.magnussoccer.com)에도 축구상식과 문답, 최근 국제대회 소식 등을 매일 업데이트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오픈한 지 한 달 만에 조회수가 2만2천건을 넘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단지 축구가 좋아서 책을 펴낸 신씨는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우리 국민이 축구에 대해 제대로 알고 즐길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서울에서 유복자로 태어나 다섯 살 때 춘천으로 간 신씨는 미군부대 쓰레기통을 뒤져 끼니를 연명할 정도로 궁핍하게 자랐다.

축구가 유일한 취미이자 낙이었던 신씨는 교육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심판자격증을 따 강원도축구협회 소속 심판으로 9년간 뛰기도 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축구 관련 자료를 모으고 공부를 했다. 신씨는 12년간 주경야독 끝에 방송통신대 국문학과를 졸업했고, 억척 같은 부인 덕에 생활이 안정되자 '책 내기' 를 시작했다.

신씨는 다음달 『진짜 재미없는 축구 이야기』 라는 책을 또 낼 예정이다.

"여자들이 싫어하는 이야기가 군대 이야기, 축구 이야기이고,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 를 가장 싫어한다는 우스개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축구를 조금만 알면 그 속에 얼마나 많은 재미와 감동이 들어 있는지 깨닫게 됩니다. 그 안내자 역할을 맡고 싶습니다. "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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