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그래프로 배우는 신문 속의 수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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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70대 중반을 넘긴 중국 장쩌민(江澤民)주석이 지난해 12월 20일 마카오의 한 중학교를 방문해 기하 문제를 거론하며 수학의 중요성을 강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중국이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올 대회를 포함해 최근 11년 동안 일곱 차례나 종합우승한 데는 지도층의 이같은 관심이 큰 몫을 했다.

지금 세계는 수학 열풍에 휩싸여 있다. 인터넷과 컴퓨터는 물론 생명공학 등 미래산업은 수학의 지원 없이는 신기술을 개발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 4위를 했다. 그런 대로 괜찮은 성적이다. 그러나 일선 교사들은 입시에 치우친 교수.학습방법 때문에 학생들이 수학을 포기하는 현상이 갈수록 두드러진다고 말한다.

수학을 잘 하려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그 중요성을 깨달아야 한다. 방학 동안 신문 기사의 그래프를 활용해 수학과 친해지는 방법을 알아본다.

◇ 그래프의 필요성

신문에는 여러 가지 숫자들이 등장한다. 그 숫자들을 나열만 하면 이해하기 어렵고 설명도 길어진다. 그래서 자주 등장하는 것이 그래프다. 그래프는 복잡한 연산 과정을 거치지 않고 보는 것만으로 숫자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게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가령 지난 몇 달 동안의 종합주가지수를 숫자로 표시하면 쉽게 변화를 파악하기 어렵다. 그러나 지수를 그래프화하면 한눈에 알 수 있다. 따라서 기사를 자세히 읽을 시간이 없는 사람들에게 그래프는 보물같은 존재다.

그래프의 종류는 꺾은선.원.막대.변형그래프 등이 있다. 신문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꺾은선 그래프는 종합주가지수 변동 등 시간의 흐름에 따른 수치의 변화를, 원그래프는 여론조사 결과 등 부분과 전체의 비율을 나타내는 데 적합하다. 막대그래프는 수량의 대소관계를 보여주기에 좋다.

◇ 그래프에서 주의할 점

신문의 그래프는 수학적으로 왜곡된 것이 많다. 이런 왜곡 현상은 강조하려는 내용을 표현하기 위해 데이터를 단순화하거나 압축하는 과정에서 나타난다.

중앙일보 7월 13일자 28면에 실린 "내년 지방선거 벌써 '후끈' " 이란 제목의 기사를 보자. 이 기사에 나온 사전 선거운동 적발 실적을 보여준 그래프의 경우 올 5월 현재 적발 건수는 98년의 2.4배인데 그림의 부피는 8배에 가깝다. 독자들은 그래프에 나타나는 차이를 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으므로 그래프를 만들 때 과장이나 축소를 주의해야 한다.

그래프는 눈금이나 축을 변화시켜 전혀 다른 인상을 줄 수 있다(예=본지 7월 13일자 6면의 칼럼 그림으로 보는 세상의 '세계 난민 실태' 그래프참조). 따라서 수직축의 눈금이 과장되지 않았나 먼저 살핀다. 눈금이 과장되면 독자에게 자칫 잘못된 정보를 줄 수도 있다.

◇ 주제 활동

①신문에서 꺾은선 그래프나 막대그래프를 하나 골라 가로축과 세로축의 눈금을 변형시켜 본다. 또 그래프의 밑 부분을 자르거나 한 부분만 확대해 표현한 뒤 원래의 그래프와 차이를 비교한다. 축의 눈금이 같은 간격이 아닌 그래프를 찾아 같은 간격으로 표시해 보고 같은 간격으로 처리하지 않은 이유를 따져본다.

②물결선으로 생략된 꺾은선 그래프를 물결선 없이 그린다. 수치가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을 느낄 수 있다.

③변형된 그래프는 실제 비율보다 크거나 작게 보일 수 있다. 수치를 참조해 올바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훈련을 한다. 특히 넓이와 부피의 비율이 제대로 표시됐는지 유의할 필요가 있다. 오류가 있다면 고친다.

④그래프들 중 하나를 골라 다른 형태의 그래프로 변형시킨다(예=원그래프→꺾은선 그래프). 내용 표현에 적합한 형태의 그래프를 고르는 방법을 알 수 있다.

⑤기사의 내용을 그래프로 나타낸다. 자신이 그린 그래프와 신문 그래프의 차이도 알아본다.

⑥그래프만 보고 기자의 입장이 돼 기사를 쓴 뒤 실제 기사와 비교하는 것도 좋다.

⑦중앙일보와 대구종합무역센터가 공동 주최하는 제3회 '아하!

신기한 수학.과학 체험전' 이 8월 5~12일 서울무역전시장, 8월 15~20일 대구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각각 열린다. 전시회에 참가해 수학과 과학을 만져보고 느끼며 원리를 깨닫는다. 단체 할인권 신청 및 문의 02-2000-6017, 053-601-5063)

이태종 기자

※도움말 주신 분=김흥규(서울 광신고).송윤호(서울 백암고).오혜경(서울 동덕여중).이기백(서울 경성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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