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첼리스트 장한나 8월 전국 순회 독주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첼리스트 장한나(18)가 2년 만에 내한 독주회 무대에 선다.

지난해 서울에서 북한국립교향악단과 협연했지만 옴니버스 형태의 갈라 콘서트라 짧은 소품(차이코프스키의 '녹턴' )을 연주하는 데 그쳤다. 사상 최초의 남북 교향악단의 합동무대에 참가했다는 의의는 있었지만 지난해 출시한 첫 소품집 '백조' (EMI)에 담긴 레퍼토리를 실연(實演)을 통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 음악팬들은 못내 아쉬워했다.

이런 아쉬움을 달래기라도 하듯 장양은 오는 8월 13일 대구 시민회관, 14일 울산 현대예술관, 15일 청주 예술의전당, 17일 춘천 백령문화관,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20일 부산문화회관, 21일 수원 경기문예회관 등 전국 순회공연에 나선다.

이번 공연의 전반부엔 아직 음반으로 선보이지 않은 R 슈트라우스의 '소나타' , 슈만의 '환상곡' 등 비중있는 레퍼토리를 들려주고 후반부에선 소품집 '백조' 에 실린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즈' , 포레의 '꿈 꾼 후에' , 생상의 '백조' , 포퍼의 '요정들의 춤' 등을 연주한다.

음반은 레너드 슬래트킨 지휘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의 협주곡 버전이지만, 이번 공연은 94년 로스트로포비치 국제첼로콩쿠르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피아니스트 다리아 오보라와의 듀오 무대다.

지난 15일 보스턴 근교의 탱글우드 페스티벌에서 제임스 콘론이 지휘하는 보스턴심포니와 생상스의 '첼로협주곡' 을 협연하고 자택에 도착한 장양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95년 첫 내한공연에서 협연자로 만났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수석지휘자 주제페 시노폴리의 급서를 추모하기 위해 프로그램의 서두에 포레의 '비가(悲歌)' 를 연주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므스티슬라브 로스트로포비치, 지휘자 주제페 시노폴리.샤를 뒤투아.로린 마젤 등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세계 무대로 도약하고 있는 장양은 요즘 레닌.스탈린 시대의 러시아 작곡가들의 음악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부터 쇼스타코비치의 '첼로협주곡' 을 협연 무대의 새로운 레퍼토리로 보탰다. 신시내티 심포니 카네기홀 공연과 유럽 순회공연에 이어 오는 8월말 제임스 콘론 지휘의 쾰른필하모닉의 시즌 오프닝 연주회에서 이 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내년 3월 안토니오 파파노(런던 코벤트가든 오페라 음악감독)지휘의 런던심포니와 녹음하는 통산 네번째 앨범에 담길 프로코피예프의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도 관심거리다.

두 곡 모두 장한나의 '음악적 아버지' 인 로스트로포비치와 인연이 깊다. 프로코피예프 협주곡은 작곡자가 파리 망명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한 후 로스트로포비치와 함께 개작한 곡이다.

현대음악 초연에도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는 장양은 지난해 로린 마젤 고희 기념공연에서 마젤의 '첼로협주곡' 을 초연한 데 이어 지난달 22~23일 도쿄 NHK홀에서 열린 NHK오케스트라(지휘 샤를 뒤투아) 정기연주회에서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68)의 '세 대의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을 초연했다.

장양은 25~29일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티벌에 참가, 리사이틀과 실내악 무대로 꾸민 다음 곧바로 서울행 비행기에 올라 31일 고국에 도착한다. 또 오는 9월엔 하버드대 인문학부에 진학, 문학과 철학을 전공하면서 연주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다. 공연문의 서울 02-580-1300, 지방 02-720-6633.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