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서비스] 진안군 '노인 일감 찾아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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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전북 진안군 백운면 동창리에 사는 오경선(72)씨는 틈날 때마다 마을회관에서 싸리 광주리를 엮는다.산에 올라 싸리를 꺾어 다듬고 엮은 뒤 삶아 하루 한두개를 만들어 개당 1만원에 판다.

吳씨는 “올 봄부터 노인 5∼6명이 광주리를 만들고 있다”며 “시간을 보람있게 보내면서 용돈까지 번다”고 말했다.

진안군이 벌이는 농촌마을 노인 일감 찾아주기 운동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70세 이상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집안이나 노인정 등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지 않고 활기차고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에서 지난 4월 시작했다.

현재 진안읍 물곡리 궁동마을 등 11개 마을을 ‘농촌노인 소일 찾아주기 시범 마을’로 지정,운영하고 있다.

이들 마을은 복조리 ·채반 ·광주리 등 전통 수공예품 만들기와 밤호박 ·인진쑥 ·대마 ·왕골 등 고소득 농작물 재배 등 지역별로 적합한 사업을 추천,선정해 1백만원씩 지원하고 있다.제품을 만들면 판로도 뚫어준다.

궁동마을의 경우 노인들이 1천2백여 평의 밭에 2천여 그루의 밤호박을 심어 다음달 수확할 예정이다.

동향면 능금리 추동마을과 정천면 월평리 하초마을 등에서는 내년 봄 수확을 목표로 각각 5백평과 7백평에 인진쑥을 심었다.인근 학선리 중하신 마을과 마령면 강정리 월운마을에서는 대마를 길러 삼베를 짜 1천만원 이상의 수입을 올린다는 계획을 착실하게 추진 중이다.

정봉옥(74 ·물곡리 궁동마을)씨는 “30여 명의 노인들과 함께 밤호박 2천여 그루를 재배하며 3개월 동안 땀을 흘린 결과 3백여 만원의 소득을 올리게 됐다”고 기뻐했다.

진안군 관계자는 “노인들이 농한기에는 특별한 소일거리가 없어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게 안타깝다”며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아 대상 마을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안=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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