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최영필, 접은 날개 피며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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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최영필(27.한화)의 꿈. 그는 무너지고 깨지더라도 원없이 던져보는 게 소원이었다.

유신고-경희대 시절 손민한.김영수(이상 롯데).노장진(삼성).장문석(LG) 등과 함께 청소년대표.국가대표를 거쳤던 그였지만 연고지 팀 현대의 마운드는 높고 단단했다. 1997년 현대 유니폼을 입었지만 정명원(은퇴).정민태(요미우리 자이언츠).김수경.임선동 등이 버티고 있는 현대의 선발진에 끼어들기는 버거웠다. 그는 결국 1, 2군을 오르내리며 4년 동안 7승15패란 별볼일 없는 성적을 거뒀다.

올해도 1군 선발진에 끼지 못한 채 시즌을 맞은 그에게 한줄기 빛이 비친 것은 지난 6월 16일 한화로 트레이드되면서부터다. 고향을 떠나 낯선 독수리 구단의 옷을 입었지만 그 유니폼엔 비상의 날개가 담겨 있었다. 그는 펄펄 날아올랐다.

한화로 옮긴 뒤 선발진에 당당히 합류한 그는 구멍난 팀의 선발진에 윤활유 노릇을 했다.

13일 광주 해태전에서도 그는 7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현대에서는 기회가 없었지만 한화로 옮긴 뒤 시즌 3승무패.

그는 이날 삼진 6개를 곁들이며 이렇다 할 위기없이 최근 상승세인 해태 타선을 봉쇄했다.

한화는 1회초 송지만이 선제 3점홈런을 때리며 기분좋게 출발했고 2회초에도 김종석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보태 최영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한화는 8 - 2로 승리, 4위 해태와의 승차를 2게임으로 좁혔다.

7, 8위가 맞붙은 부산에서는 7위 SK가 4 - 2로 승리했다. SK 선발 김원형은 7이닝을 4안타 2실점으로 막아내 시즌 7승째를 올렸다. 김원형은 이날 승리로 98년 8월 5일 이후 이어온 롯데전 7연패에 종지부를 찍었다.

롯데는 8회말 박정태의 2루타와 김주찬의 적시타로 1점을 추격한 뒤 계속된 무사 1, 2루에서 박현승의 좌전안타 때 2루주자 김주찬이 홈인, 2점차로 따라붙었다. 그러나 1루주자 조성환이 무리하게 3루까지 달리다 아웃돼 추격 분위기를 급랭시켰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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