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서비스] 전남 곡성 '명예이장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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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바쁜 농사철에 명예이장님이 찾아와 크고 작은 주민 민원을 해결해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네요. "

전남 곡성군 삼기면 원등마을 주민 김용일(53)씨는 마을을 방문, 주민등록 등.초본 발급 등 민원업무를 처리해주는 명예이장에게 박수를 보낸다.

곡성군이 지난 4월부터 도입.시행하고 있는 '명예 이장제' 가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군청 7급 이상 공무원 1백65명을 한달에 한차례 이상 연고지나 본인이 원하는 마을에 상주시켜 주민 얘기를 듣고 크고 작은 애로 사항을 해결해주는 제도다.

농번기를 맞아 읍.면사무소를 찾을 시간이 없는 농민들에게 명예이장은 참으로 반가운 손님이다. 곡성군은 이 제도를 도입한 지 두달만에 각종 민원 3백25건을 접수, 이 가운데 2백71건을 해결했다.

이들 명예이장은 호적.주민등록 등.초본 등 민원서류 발급에서 병해충 방제 등 농사정보 제공에 이르기까지 '든든한 일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대부분 고령층 부부거나 홀로 사는 노인들만 남은 농촌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명예이장들은 가사 돕기에도 적극 나선다.

곡성군은 농로 포장.하수구 정비 등 많은 예산이 필요해 아직 해결하지 못한 민원은 군의회와 협의해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명예이장제는 해당 공무원에게도 민원 현장을 익히는 배움터 역할을 한다.

겸면 송강마을 명예이장인 오복영(52.행정 7급)씨는 "공무원 생활 28년째이지만 마을에서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무척 많다는 것을 느낀다" 고 말했다.

곡성군은 이와함께 읍내 시장에서 주민들에게 시원한 물 한잔과 각종 농사정보를 제공하는 쉼터인 '5일시장 열린봉사반' 도 운영하고 있다. 고현석 군수는 "주민들에게 행정을 알려주고 건의 사항과 바람을 파악, 군정에 반영하는 데 더욱 노력할 것" 이라고 말했다.

곡성〓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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