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권력승계 맞물린 북한 83년엔 아웅산 테러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61호 01면

“‘꽝’ 소리에 몸이 붕 떠올랐고 두 번째 ‘꽝’ 하며 배가 90도로 기울었다.”(7일 천안함 오성탁 상사 등 생존자들)

3·26 천안함 침몰 북한 도발이라면, 왜?

3월 26일 두 동강 나 침몰한 천안함의 사건 원인이 내부보다 어뢰나 기뢰에 의한 외부 충격으로 좁혀지고 있다. “우리가 적당히 원인을 조사해 발표하면 죄지은 사람들이 인정 안 할지도 모른다”고 한 이명박 대통령의 7일 발언은 사건 이후 신중 모드를 유지해 온 청와대가 ‘북한 연루’ 쪽으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는 의미로 여겨졌다. 북한이 했다면 이 시점에서 왜 했을까. 과거 북한의 도발 역사, 그리고 현재 북한의 상황이 사실 규명에 온 에너지를 쏟아붓는 노력에 던지는 힌트는 무엇인가. 2003~2004년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국방보좌관을 지낸 김희상(예비역 중장·65·사진) 한국안보문제연구소장에게 물었다.

-천안함 침몰 원인을 뭐라고 보나.
“함체가 인양되면 보다 정확하게 규명되겠지만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보는 의견에 공감한다. 사건 이후 자체 폭발, 암초, 함체 피로 등의 얘기가 나왔지만 천안함은 플라스틱 배도, 상선도 아니고 군함이다. 현재로선 외부로부터 얻어맞았다는 건데, 우리가 어디를 의심하겠느냐.”

-발생 시점에 의미를 둘 부분이 있나.
“6·25가 언제 일어났나. 일요일 새벽이다. 이번엔 금요일 저녁이다. 천안함, 국방부나 합참, 해군작전사령부 다들 조금은 느슨해지는 때다. 북한은 금강산 내 남측 부동산을 조사한다며 남측 인사들을 ‘소집’했다. 정부는 주요 20개국(G20) 성공 개최가 최대 당면 과제다. 즉각적이고 단호한 응전이 힘들다. 그런 시기를 노린 듯하다.”(김 소장은 『한국전쟁사 부도』를 저술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 방문을 준비하며 국면 전환을 꾀하려는 시점에 굳이 도발했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북한은 선군정치의 나라다. 김 위원장도 체제 생명을 군에 위탁하고 있다. 군의 입장이 우선이다. 최근 급변사태 얘기가 나오니까 ‘야, 나 아직 건재해. 안 죽었어’라고 과시할 수도 있다. 그런데 과거 도발 역사를 보면 정세와는 무관했다. 세 차례 서해 교전의 연장선상일 수도, 더 오래는 6·25 이후 지속해 온 도발의 연장선상이다. 그동안 턱도 없는 일들을 해 오지 않았나.”

-했다면 왜 잠수함이었다고 보나.
“북한은 수상전, 즉 함대(對)함 대결로는 이길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게다가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해안포 도발 위협에 즉각 보복하겠다고 엄포를 놓지 않았나. 예상치 못한 시점에, 새로운 방법으로 기습공격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나는 보고 있다. 북한은 전형적인 연안해군이다. 연근해에서 작전하기 좋은 소형 배와 잠수정을 보유하고 있고 기동성이 장점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