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경제 평론가 "아시아 제 2 경제위기 올수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중국이 제2의 아시아 경제위기를 가져올지 모른다. "

일본의 유명한 경제평론가 오마에 겐이치(大前硏一)가 경제 월간지 '게이에이즈쿠(經營熟)' 7월호에서 한 말이다. 중국이 아시아 각국의 제조업 기반과 자본투자를 급속도로 빨아들여 이들 나라 경제의 공동화(空洞化)를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1997년 불어닥친 아시아 경제위기가 국제 금융자본가들에 의한 일시적 현상이라면 중국으로의 생산.투자 집중현상은 아시아 경제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매머드급' 충격이라는 것이다. 다음은 오마에의 기고문을 정리한 것이다.

◇ 중국 집중화 계속될 듯=일본 도쿄의 오타구(大田區).오사카의 히가시오사카(東大阪)등 부품공장 밀집지역이 침체하고 있다. 반면 상하이의 주장(珠江)삼각지에는 5만개의 부품업체가 성업 중이다. 대만의 하이테크 산업시설도 점차 중국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해 중국으로 유입된 외국인 직접투자는 3백90억달러에 달했다.

외국자본들이 중국으로 몰려드는 것은 역시 값싼 노동력이 가장 큰 매력이다. 동남아 국가들은 경제가 어느 정도 발전하면서 인건비가 높아졌으나 중국은 아직도 싸다. 다롄(大連)의 경우 월급여가 1백달러 미만이다. 또 다롄.상하이.선전 등은 투자조건이 까다롭지도 않다.

◇ 중국 위협 피할 수 있나=중국이 아시아 경제 기반을 빠르게 잠식하는 것은 중국을 견제할 만한 나라가 없기 때문이다.

중국에 맞서려면 중국을 활용해야 한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달러가 넘도록 경제력을 키워야 하며, 상품 기획.설계.경영력 등 소프트한 분야에 주력하면서 중국을 생산기지로 이용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일본의 캐주얼 의류회사 유니클로는 디자인과 마케팅은 일본에서 담당하고 중국에서는 옷만 만들고 있다.

홍수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