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도식 제트기 미국서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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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자가용 제트비행기를 콘도미니엄식으로 여러 사람이 공유케 하고 월회비와 이용시간에 따른 사용료를 받는 신종 사업이 미국에 등장했다.

대기업이나 부호가 자가용 비행기를 소유할 경우 구입.유지비가 적지 않게 드는 데도 실제 이용시간은 고작 한달에 수십시간에 불과하다. 따라서 운휴에 따른 쓸데없는 비용을 줄이고 적은 금액으로 필요할 때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는 이 사업은 최근 미국에서 유망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뉴저지주 우드브리지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이그제큐티브 제트는 최근 3백62대의 비행기를 마련해 넷제츠라는 이름으로 이 사업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미국 전역과 전세계를 돌며 경기를 벌이는 타이거 우즈.어니 엘스.아니카 소렌스탐 같은 프로 골프선수와 피트 샘프러스.앤드리 애거시.마르티나 힝기스 같은 테니스 선수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다.

제너럴 일렉트릭이나 질레트.텍사코 같은 미국의 여러 대기업들도 최근 자사 소유 비행기 중 일부를 팔고 이 회사의 회원권을 구입했다.

군소 기업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트레이드 윈즈 애비에이션사는 쌍발 호커 제트기 5대, 12인승 챌린저 제트기 1대, 8인승 '비치크래프트 킹 에어 B200 터보프로' 3대를 운행하고 있다. 회원은 19명이다.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호커 제트기의 이용회원이 되려면 구입금액의 3분의1인 1백90만달러를 내야 한다. 회원은 비행기 지분의 3분의1을 소유하고 매달 10일간 이용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사전 예약을 하면 이용일수를 연장할 수 있다. 다른 회원과 이용시간이 중복될 경우 회사측이 운행을 쉬고 있는 다른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주선한다.

회원은 매달 7천5백달러를 유지비 분담금으로 내고 비행기를 이용할 때마다 시간당 1천3백2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개인이나 기업이 자가용 비행기를 유지하려면 승무원 급료로만 매달 수만달러가 들기 때문에 이 정도 비용은 싼 편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 회사의 리처드 니니 사장은 "기업들의 회원권 구입문의가 늘고 있는 추세" 라고 말했다.

뉴욕=신중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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