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수익률 금리만 못해"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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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3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제도가 출범 초기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리츠의 성패를 가늠하는 요인인 배당과 세제혜택 문제가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회사형인 일반 리츠는 세제혜택이 적어 외면당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전문가들조차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했던 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CRV)도 수익성 문제에 부닥쳐 흔들리고 있다.

정부가 최근 부동산투자회사법 시행령 심의과정에서 일반리츠는 물론 CRV마저 감가상각비(당기 순이익의 25%) 등 비현금지출 항목에 대한 배당부분을 삭제하고 기존의 상법을 따르도록 했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는 상법을 따를 경우 배당수익이 2~2.5% 줄어들어 리츠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질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오용헌 팀장은 "CRV의 경우 8~8.5%의 수익률을 예상했는데 감가상각비를 배당 항목에서 빼면 수익률이 6% 이하로 떨어진다" 고 말했다.

그는 또 "현금배당액의 10%를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고, 투자자들이 내야 하는 배당세를 감안하면 실질 수익률은 은행금리만도 못할 수 있다" 고 지적했다.

CB리처드앨리스 박점희 팀장은 "수익률이 예상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이자 리츠 설립 때 발기인으로 참여하려던 상당수 기관투자가가 발을 빼려 한다" 고 말했다.

한편 미국에선 감가상각비를 모두 배당 항목에 넣고 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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