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첫'부부 서브3' 탄생
○…국내 마라톤 대회 처음으로 마스터스 '부부 서브 3'가 나왔다(사진2). 여자 마스터스 2위 정미주(40.학습지 교사)씨는 남편 권경택(44.KT 직원)씨와 함께 2시간59분16초에 나란히 결승선을 통과했다. 강원도 원주에 사는 부부는 3년 전 마라톤을 시작해 매일 오전 5시부터 1시간30분가량 함께 뛰며 대회를 준비했다.
○…남자 엘리트 선수 가운데는 이라크 유일의 마라토너인 자심 슐카(27)도 출전했다. 2시간43분11초로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온 남자선수 16명 중 12위. 골인 후 한동안 담요에 누워 숨을 헐떡인 그를 대신해 코치 압둘라힘은 "바그다드에서 서울에 오는 데 사흘이나 걸린 데다 예상보다 날씨가 무척 추워 컨디션도 엉망이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 유모차 밀며 풀코스 완주
○…세 돌이 갓 지난 어린이가 아버지가 미는 유모차를 타고 3시간56분 만에 42.195km 풀코스를 완주했다(사진3). 류귀열(40.회사원)씨와 재현군이다. 류씨는 결혼 8년 만에 얻은 아들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어 지난해 대회 때 10km 코스에서 처음 유모차 마라톤에 도전했었다. 풀코스 공식대회는 이번이 두번째. 류씨는 "재현이 몸무게가 13kg이 넘어 이젠 힘에 부친다"며 "앞으론 나란히 손 잡고 달리고 싶다"고 말했다.
○…피의 보복이 끊이지 않는 중부 아프리카 소국 부룬디 출신 난민이 마스터스 풀코스 3위를 차지했다. 턱 밑까지 차오르는 숨을 가누며 결승선을 통과한 부싱고 도나티엔(26)은 입상을 확인한 뒤 "하늘에 계신 부모님이 기뻐하실 것"이라고 했다. 도나티엔은 열다섯 살이던 1993년 부모와 남동생.여동생을 내전 중에 잃었다. 도나티엔은 부룬디 국립대 정치경제학과 3학년이던 지난해 8월 대구 유니버시아드 하프마라톤에 출전한 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난민 신청을 했고, 받아들여져 한국에 남았다. 지금은 방 두 칸 짜리 숙소(서울 을지로)에서 살면서 카메라 렌즈 제조업체 기능공으로 일하고 있다.
◆특별취재팀스포츠부=허진석 차장, 장혜수·최준호·성호준·
강혜란 기자 / 사회부=김승현·민동기 기자 / 사진부=조용철·최정동·신인섭 차장, 김상선·최승식·김성룡·김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