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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간본으로 꾸민 '드라마 토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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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 ‘토지’ 주인공 유준상(왼쪽)과 김현주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가 15년 만에 다시 드라마로 만들어진다. 1994년 완간된 '토지'의 전체 내용을 아우르는 첫 드라마다. SBS는 오는 27일 오후 8시45분 대하드라마 '토지'(연출 이종한)를 주말극장 '작은 아씨들' 후속으로 첫 방송한다.

제작진은 지난 5일 강원도 횡성군 우천면 두곡리의 '토지' 오픈세트장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시대를 초월한 인간 드라마로 만들겠다"는 게 SBS의 포부다.

◆ 완간 뒤 첫 드라마='토지'가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 KBS가 79~80년(총48회)과 87~89년(총 153회) 각각 한혜숙과 최수지를 주인공으로 드라마를 내보냈다.

소설 '토지'는 69년 '현대문학'에서 연재를 시작, 26년 만인 94년 총 5부, 21권으로 완간됐다.

이종한 PD는 "이전에 제작된 '토지'드라마들은 소설 전체의 주제의식이 드러나는 5부가 나오기 전에 만들어진 '미완성' 드라마"라고 꼬집었다. 땅을 빼앗긴 서희가 복수에 성공하는 무용담이 주제가 아니라는 것. 이 PD는 "땅을 다시 찾은 서희가 '소유'의 덧없음을 깨닫는다는 소설의 기본정신이 이번 드라마에서 처음으로 표현된다"고 설명했다. 서희 역을 맡은 김현주도 "매섭고 당찬 모습뿐 아니라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성숙하고 속 깊은 서희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대한 압축하겠다"(이 PD)라고는 하지만 원고지 4만장 분량의 대하소설을 불과 50회 분량에 얼마나 잘 담아낼지는 미지수다.

◆ 총제작비 150억원=50부작인 '토지'의 총 제작비는 150억원선. 경남 하동 평사리와 강원도 횡성 두곡리에 지은 대규모 오픈세트장 건립 비용에만 50억원이 들어갔다.

하동 평사리에는 지난해 하동군이 30억원을 들여 재연해 놓은 최참판댁 주변에 초가 18채, 기와집 1채, 장터 상가 11채 등을 조성했다. 또 횡성 두곡리에는 진주와 회령(북한), 용정.하얼빈(중국), 연추(러시아), 도쿄(일본) 등의 거리 세트를 만들었다.

제작진은 지난해 초 기획안을 확정하고 지난해 10월 촬영을 시작했다. 이미 18회까지 제작을 마친 상태. 농부 용이로 출연하는 박상원은 "1년 넘게 촬영하면서 모내기에서 추수까지 실제 농부가 하는 모든 일을 해봤다"고 했다. 드라마 첫 회는 노년의 서희가 자신의 땅을 바라보며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 중견배우 대거 캐스팅=이번 드라마 '토지'의 등장인물은 엑스트라를 제외하고도 무려 100여명에 이른다. 김현주.유준상이 주인공 서희.길상 역으로 출연하며, 87년 제작된 '토지'에서 서희 아역으로 나왔던 이재은이 이번엔 봉순 역을 맡았다. 10대 서희 역으로는 98년 서태지 컴백앨범 포스터 주인공으로 데뷔한 신세경(14)이 나온다. 또 김미숙이 윤씨부인으로 나와 만석지기 최참판댁을 이끌어가는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서희의 재산을 가로채는 조준구와 홍씨부인 역은 김갑수와 도지원이 맡는다.

이 외에도 김지영(김서방댁).김영옥(간난할멈).박혜숙(봉순네).신구(문의원).이순재(김훈장).양금석(함안댁).이정길(공노인).정경순(막딸네).윤문식(서서방).정찬(상현) 등 중견 탤런트가 대거 출동할 예정이다.

횡성=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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