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 임원 40대 대거 '수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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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한미은행이 임원 10명 중 6명을 40대로 교체하는 물갈이 인사를 했다. 일부 은행에서 이따끔 40대 임원을 선임하긴 했지만, 이같이 한꺼번에 젊은 외부 인사로 수혈하긴 처음이다.

한미은행은 27일 이사회에서 정경득 부행장 등 6명을 퇴진시키고 내부에서 3명, 외부에서 3명을 본부장(이사)으로 새로 선임했다. 내부에선 서경표(49)종합기획팀장, 안용수(49)서여의도지점장, 이수화(47)여의도지점장이 승진했으며, 외부에서 씨티은행의 원효성(40) 카드.마케팅담당 이사와 강신원(46) 세일즈총괄 이사, 박진회(44)삼성증권 운용사업부 담당상무가 영입됐다.

외부에서 영입된 임원은 朴이사가 삼성증권으로 옮기기 전 씨티은행 자금 담당으로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모두 하영구 행장의 친정인 씨티은행 출신이다. 내부에서 승진한 3명은 모두 LA지점장.뉴욕사무소장.홍콩지점 심사역 등을 거친 국제통이다.

서경표 이사는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학 석사(MBA), 박진회 이사는 런던 정경대(LSE) MBA, 원효성 이사는 인디애나대 MBA 출신이며 강신원 이사는 MIT에서 공학박사와 MBA를 딴 실력파다.

하영구 행장은 노동조합측에 "연공서열이나 한미은행 출신인지를 따지기보다는 한미은행을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지에 중점을 둬 인사를 했다" 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노동조합은 "조합과 사전 협의하지 않은 일방통행식 인사" 라고 지적하면서도 내부 승진 임원에 대해선 참신한 인사로 평가하는 등 능력 중심 인사를 대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번 한미은행 인사를 계기로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은행권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다른 시중은행 임원은 "새 40대 임원들이 시장에서 능력을 검증받는다면 머지않아 40대 임원 밑에서 50대 부장이 일하는 것을 은행가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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