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수가족 돕기 본부, 중국동포 호소에 구명 첫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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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장길수군 일가족이 중국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에 난민 지위 신청을 한 다음날인 27일 서울 내자동 '길수가족 구명운동본부' 관계자들은 이들의 장래를 걱정하며 하루 종일 애를 태웠다.

이 단체에는 대표인 김동규 (62.고려대 북한학과)교수와 현재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에서 길수군 가족과 함께 있는 문국한(49)사무국장, 중국 동포 여성 崔모(44)씨, 황재일(28)간사 등 네명이 활동하고 있다.

단체가 만들어진 것은 길수군의 가족을 돌봐온 중국 동포 崔씨와 길수군의 인연이 계기가 됐다.

崔씨의 꿈에 탈북 소년이 다가와 "살려달라" 며 자신의 목을 끌어안고 애원했다. 그런데 崔씨는 며칠 뒤 중국 옌지(延吉)시에서 우연히 길수군을 만난다.

길수군은 "탈북자다, 도와달라" 고 도움을 요청했고, 崔씨가 평소 알고 지내던 文국장에게 이같은 사연을 알리면서 1999년 8월 길수가족 구명본부가 생겨났다.

文국장 등은 탈북 과정과 북한의 실상을 그린 길수군의 그림을 모아 99년 10월 서울에서 개최된 NGO세계대회를 통해 이들 가족의 사연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다. 지난해 5월엔 길수군의 글과 그림을 담아 『눈물로 그린 무지개』(문학수첩사)를 발간하기도 했다.

金교수는 27일 "중국 정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리고, 우리 정부도 적극적으로 대처해주기 바란다" 고 말했다. 구명운동본부 02-720-3143.

성시윤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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