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후 돈 몰리자 신용대출 부쩍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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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3면

얼어붙었던 서민의 발이 점차 온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서민 금융기관을 자처해 온 신용금고들은 지난해까지 부실 경영의 후유증으로 극심한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올들어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금고업계 구조조정이 어느정도 마무리되자 돈이 몰려들기 시작하고 있다.

은행보다 2~3%포인트 높은 예금금리를 무기로 시중 부동자금을 빨아들여 유동성 위기는 옛 말이 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용금고의 수신은 지난해 말 15조9천억원에서 지난 4월에는 18조1천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난달에도 이같은 증가추세가 꺽이지 않고 계속됐다.

이처럼 예탁금이 몰리자 대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서민들을 상대로 한 소액 신용대출을 크게 늘리고 있다. 금고의 신용대출은 지난해 말 4조3백억원에서 4월말에 5조1백억원으로 늘어났다. 전체 여신에서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해 말 30.9%에서 4월에는 36.7%로 높아졌다.

금고들이 단순히 대출 금액만 늘린 것이 아니다. 예전에는 사무실에 앉아서 찾아오는 손님만 맞던 영업방식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고객을 찾아나서고 고객의 구미에 맞는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한솔.동부.푸른금고 등 서울의 대형금고들을 중심으로 상당수 금고들이 소비자 금융 전담팀을 구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또 금고마다 월 2%짜리 급전대출을 앞다퉈 내놓더니 최근에는 신용이 약한 고객을 겨냥, 금기로 여겨져왔던 금리 연 25%의 벽을 넘어선 대출상품까지 판매하고 있다.

또 영업점을 마음대로 늘릴 수 없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인터넷 마케팅을 펼치면서 은행이나 카드사와의 제휴카드를 발급, 입출금의 불편함도 덜어주고 있다. 금고업계 관계자는 "이제 신용금고가 진정한 서민금융기관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 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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