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② 아산 온양3동, 원도심 최대 신흥 주거지역으로 떠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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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장찬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한사랑아산병원에서 온양민속박물관 네거리까지 이어지는 온양 문화로를 따라 최근 몇 년 동안 9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1만5000명의 인구가 급증했다.

아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아산시 인구는 26만4327명으로, 전년 대비 1만5998명이 증가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232개 지방자치단체 중 경기 화성시, 용인시, 광주 광산구, 경기 성남시 남양주시, 서울 서초구, 강동구에 이어 8위를 기록했다.

수도권 지역을 제외하면 광주 광산구에 이어 전국 두 번째로 높은 인구증가를 보였다. 또 최근 4년 아산시의 인구증가율도 6.5%로 전국 평균보다 0.4% 앞서 기록했다.

이중 온양3동은 배방읍(4만985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인구증가율을 나타낸 지역이다. 최근 대형 아파트단지가 급증하면서 명실 공히 원도심의 관문이자 최대 신흥주거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인구 배로 늘어

아산시 동북부에 위치한 행정동 온양3동은 3개 법정동(권곡동, 모종동, 신동)에 25통으로 구성돼 있으며 면적은 6.29㎢로 아산시의 1.16%를 차지한다.

세대 수는 1만660세대, 인구수는 2만9503명(외국인 포함)으로 교육기관은 6개소(초등학교 4, 중학교 1, 고등학교 1)가 있으며 종교시설은 27개소(기독교23, 천주교 1, 불교 1, 기타 1)의 시설이 있다. 성원제지를 비롯한 7개소의 기업체가 있으며 아산축협, 아산소방서, 조상의 생활모습을 볼 수 있는 온양민속박물관을 포함한 11개의 주요기관이 위치해 있다.

2002년 온양문화원이 발간한 ‘온양아산 마을사’에 따르면 당시 권곡동, 모종동, 신동 인구를 다 합해봐야 1만5000여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모종동, 권곡동의 경우 최근 몇 년 사이 10여 개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일순간에 5000여 세대, 1만5000명의 인구가 늘어났다. 아산신도시에 인접한 배방면을 제외하면 원도심 최대 주거지역이 형성됐다. 자연스럽게 대형 유통매장 등 각종 편의 시설을 갖춘 상점들이 들어서면서 일대 상권이 살아 나고 있는 상황이다.

마른 구렁이, 피난민촌이 신흥 주거지역으로

주택재개발사업이 진행 중인 모종동 ‘피난민촌’.

권곡동은 마른 구렁이가 있어 건 구렁이로 불리던 지명이 내려오다 ‘권곡’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모종동의 경우도 큰 연못이 있던 마을로 6.25 사변 때 이북에서 내려 온 수 천명의 피난민이 정착하면서 마을이 형성됐다.

과거에는 가난한 마을이라고 이웃사람들의 놀림을 받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온양 원도심의 최대 주거지역으로 급성장했다.

현재 권곡동과 모종동에는 최근 몇 년 사이 9개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섰다. 4849세대 아파트에 1만4912명이 살고 있다.

현재 374세대의 아파트가 신축 중이다. 피난민촌이던 모종동 588-1 일원에는 현재 주택재개발조합이 설립돼 2014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아파트 개발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또 현재 ‘한사랑 아산병원’ 뒤편 32만2512㎡에 2300여 세대에 달하는 아파트 단지가 신규로 들어 설 전망이다. 이 모종·풍기지구 도시개발사업은 519억원의 민간 자본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주민 자치활동 활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온양3동 풍물패 두드림.

온양3동은 2002년 9월30일 주민센터를 발족해 헬스, 서예, 풍물, 노래교실, 산악회 등 다양한 주민자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주민자치센터 풍물패인 ‘두드림’은 지난해 5월 열린 명창 박록주기념 9회 전국 국악대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온양3동은 2009년 5월 지역에서 운영 중인 각종 봉사단체 활동을 통합해 복지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 ‘사랑나눔회’를 구성했다.

자발적인 참여로 화제인 일일봉사대 임원들.

풍물패인 두드림은 매월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사랑의 자장면’ 봉사를 하고 있다. 새마을협의회는 2008년 5월부터 독거노인 등 소외된 이웃에게 매월 밑반찬을 만들어 배달하는 등 활발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2008년 6월 전국 최초로 관내 학교와 봉사단체, 유관기관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봉사대를 만들어 매일 밤 관내 우범지역이나 취약지역을 순찰하는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일일봉사운동협의회 만든 온양한올고 박우승 교장
마을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특별한 봉사대

온양3동에는 특별한 봉사단체가 있다. 마을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자발적인 봉사대가 구성돼 있다.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저녁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위험한 곳은 없는지 살피는 일을 하고 있다. 특별한 점은 어느 누구도 이를 관리하거나 순서를 정해 놓지 않는다는 점이다.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나와 순찰활동을 하면 된다. 이렇게 완전 자율에 맡겨 놓은 순찰 봉사에 연간 3700명 이상이 참여했다니 놀라운 일이다. 순찰 봉사대를 처음 제안한 온양한올고 박우승(77·사진) 교장을 만나 비결이 뭔지 물었다.

Q: 봉사대는 언제 구성됐나.

2008년 6월부터 활동에 들어갔다. 여학교 교장을 하다 보면 늘 좌불안석이다. 학교 인근에서 여자 초등학생이 납치될 뻔 했다는 소식을 듣고 안 되겠다 싶어 각종 민간단체장들과 함께 협의체를 구성, 논의한 끝에 (성)폭력예방활동 일일봉사운동협의회를 만들게 됐다.

Q: 어떤 활동을 하나.

교장실 옆에 봉사대 사무실을 만들었다. 매일 저녁 자유롭게 나와 순찰활동을 한다. 기록을 남기기는 하지만 완전 자율에 맡기고 있다. 강제로 순서를 정하면 부담이 되기 때문에 오래 지속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하루 40명 가까운 사람이 참여할 때도 있다. 지난 해만 연간 3717명이 참여했다.

Q: 활성화된 비결이 있다면.

마을 사람들 스스로 마을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는 것 같다. 순찰활동을 시작한 이후로 마을에서 단 1건의 강력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 범죄꾼들로 소문이 나서인지 우리 마을은 오지 않는 것 같다. 지금은 술주정하는 사람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어머니들까지 무리를 지어 순찰활동에 나서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Q: 사회적 일자리까지 만들었다고 들었다.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는 사람들에게 부탁해 기금을 만들었다. 이 기금으로 매일 저녁 코스를 정해 순찰을 도는 사람 몇 명을 고용했다. 지금은 기금이 넉넉지 않아 많은 고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소문을 들은 기부자가 점점 늘고 있어 조만간 순찰 코스를 더 늘릴 수 있을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일일봉사대는 마을 사람 스스로 마을을 가꾸어 나가는 모범적인 모델 중 하나다.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일하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도 만들어 줄 수 있다. 지난해 100회 이상 순찰활동에 나선 주민이 8명이나 된다.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주민들이 있어 온양3동은 언제나 안전하고 행복한 마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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