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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 무용인 고국서 '춤자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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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지난주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주원이 모스크바 콩쿠르에서 여자부문 동상(銅賞)을, 파트너 이원국이 베스트 파트너상을 받았다는 낭보가 날아왔다.

이에 앞서 4월에는 유니버설 발레단(UBC)의 김세연.엄재용이 룩셈부르크 국제발레콩쿠르 2인무 부문에서 금상없는 은상을 차지했다.

이처럼 연이은 국제콩쿠르 입상은 한국발레의 성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성장의 바탕을 이룬 것은 생각보다 탄탄하게 자리잡은 발레 관객층이다. 국립발레단과 UBC의 연말 고정 레퍼토리인 '호두까기인형' 은 물론, " '백조의 호수' '로미오와 줄리엣' 등 대부분의 발레에는 기본 관객은 든다" 는 게 무용계의 얘기다.

한국 발레의 성장에는 해외파들도 단단히 한몫 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강수진을 비롯해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ABT).볼쇼이 발레단.키로프 발레단.파리국립오페라 발레단 등 세계유수 무용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 무용수들의 활약상은 국내에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

이들 해외파 무용수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7월14~15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 이 그 무대. 해외 유명 발레.현대무용단에 소속된 9명이 각기 파트너와 출연해 그간 갈고 닦은 기량을 국내관객에게 선보인다.

발 레에서는 해외진출 1세대로 20년이 넘게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허용순(독일 뒤셀도르프 발레단)을 비롯해 ▶유지연(러시아 키로프발레단)▶배주윤(러시아 볼쇼이 발레단)▶강예나(미국 ABT)▶곽규동(미국 네바다 발레단)▶김혜영(미국 애틀랜타 발레단)▶최광석(미국 새너제이 발레단)이 참가한다.

현대무용에서는 피나 바우슈가 이끄는 독일 부퍼탈 탄츠테아터 소속으로 지난해 서울 공연 무대에도 섰던 김나영과 프랑스 장-클로드 갈로타 무용단의 김희진이 등장한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국립발레단의 이원국씨가 특별출연한다.

관심의 초점은 21세기 월드 스타 트로이카로 지목되고 있는 강예나와 유지연.배주윤이다. 다들 유명 국제 발레 콩쿠르 입상 후 세계 4대 메이저 발레단에 입단한 유망주들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각각 이원국.곽규동.콘스탄틴 이바노프(볼쇼이 발레단)와 짝을 이뤄 '차이코프스키 파드되' '지젤' '에스메랄다' 를 선보인다. 가장 화려하고 멋진 장면만 골라 엮기 때문에 팬들은 즐겁지만 출연자들은 부담스럽다. 경쟁적인 분위기에서 오는 긴장감을 떨칠 수 없기 때문이다.

ABT의 강예나씨는 전화인터뷰에서 "이번 무대는 평소 만날 수 없었던 동료와 선후배들의 춤을 감상하고 서로 격려하는 자리지만, 이에 못지 않게 국내 관객들에게 앞선 해외무용계의 기량을 선보여야 한다는 부담감도 적지 않다" 고 말했다.

이번 초청 무용수 중 유일하게 국내(UBC)와 러시아 발레단(키로프).미국(ABT)의 발레단을 두루 거친 강씨는 "한국에서 발레 붐이 일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국내 관객들이 해외의 수준을 확인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이라고 자신했다.

공연은 14일 오후 7시와 15일 오후 3시.7시 세차례 펼쳐지며, 밤공연과 낮공연의 일부 출연진과 레퍼토리가 바뀌기 때문에 알아보고 예매하는 것이 좋다. 02-2005-0114.(http://www.lgart.com)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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