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외화벌이 '제비집 아파트'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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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인도네시아 북부 수마트라에 '제비집 아파트' 신축 붐이 일고 있다.

중국 요리 재료로 쓰이는 비싼 제비집을 양산할 목적으로 제비가 집단서식할 수 있도록 아파트를 건설하고 있는 것이다.

자카르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같은 제비 아파트가 붐을 이루고 있는 곳은 북부 수마트라 카와산.캄풍클링.아야한다.템붕.라부한델리.상갈 등. 제비집은 보통 제비가 자신의 타액을 이용해 해조류.짚풀 등을 끈끈하게 붙여서 만드는데 ㎏당 1천6백만~1천7백만루피아(약 2백만원)에 판매될 정도로 귀하다.

제비집은 예부터 명성이 높아 중국 왕족들이 즐겨 찾았고 요즘에는 전세계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다.

이 때문에 말레이시아.홍콩.대만.인도네시아 등에선 제비집을 전문적으로 수집해 중국.싱가포르 등의 고급 중국식당에 수출하는 기업들도 있다.

별미를 즐기는 중국인들은 제비집 요리를 별미 중의 별미로 꼽고 있다.

특히 제비집이 인기인 것은 맛도 맛이지만 질병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속설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 카와산 지역은 중국 등지에 수출하는 제비집만으로 한해 수백만달러를 벌어들이고 있고, 메단시 같은 곳에서는 기존 상가 건물들을 부가가치가 높은 '제비 아파트' 로 변신시키고 있다.

한편 돈도 좋지만 제비집이 수백, 수천개씩 지저분하게 매달려 도시 미관을 해치고, 제비 울음소리에다 각종 배설물의 악취 때문에 고통스럽다고 말하는 주민도 많다고 한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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