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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ly?] 마음처럼 안 되는 ‘술·담배 그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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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술·담배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끊는다?

A 합법적인 상거래 과정을 통해 통용되는 술과 담배. 웰빙(well-being) 시대를 맞아 건강을 해치는 물질로 간주되면서 이젠 기피 물질이 됐다.

하지만 이용하는 순간의 쾌감을 잊지 못해 매일 ‘끊어야지…’ 결심은 하지만 하루를 못 가 다시 찾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의학적으로 술과 담배는 아편·코카인·환각제·니코틴·대마초·필로폰·남성 호르몬제(근력강화 등을 위해 남용) 등과 마찬가지로 취급된다. 즉 중독 유발물질이다.

주변에서 누군가가 ‘코카인을 흡입했다’는 말을 하면 화들짝 놀랄 것이다. 하지만 음주나 흡연에 대해선 누구도 그리 놀라지 않는다.

술·담배가 정당성을 가진 채 통용되는 이유는 코카인 같은 마약류보다 중독성이 약해서가 아니다. 오랜 세월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거대한 시장이 형성돼 있는 탓에 현실적으로 금지하는 일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참고로 담배의 중독성은 대마초나 헤로인보다 강하다.

중독성 물질은 한 번 빠지면 벗어나기 쉽지 않다. 뇌에 보상회로를 작동시키는 ‘생물학적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실제 흡수된 알코올·니코틴·마약 등 각종 물질이 뇌에서 감지되면 도파민이 분비된다. 도파민은 기분을 들뜨게 하는 신경전달 물질이다. 따라서 물질이 체내에 들어오면서 가졌던 좋은 느낌은 뇌에 저장된 뒤 동일한 경험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게 된다. 중독증 환자로 전락하는 과정이다.

중독은 동일한 만족감을 얻기 위해 점점 강한 자극을 요구하는 내성을 갖는다. 따라서 중독 대상을 끊으면 불안·초조감을 보이는 금단증상이 나타난다. 의지만으론 중독에서 벗어나기 힘든 이유다.

금연 결심 후에도 일어나자마자 담배를 찾는 사람, 음주 후 실수를 반복하면서도 술잔을 찾는 사람은 ‘결심’만으로 중독 상태를 벗어나긴 힘들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길만이 해결책이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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