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꼬마 돼지 베이브' 에서 주연으로 출연했던 돼지가 영국의 구제역 파동에 희생될 위기에 처했다.
영국 PA 통신은 영국 서머싯 스톨리에 살고 있는 이 돼지에 대해 영국 축산 당국이 지난 14일 도살 명령을 내리자 주인이 법원에 이 명령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실제 이름이 그룬티인 이 돼지는 주인인 로즈마리 업턴이 구제역이 발생한 자신 소유의 인근 농장에 다녀왔다는 이유로 폐기될 운명에 처해졌다.
업턴은 "문제가 된 농장에 다녀왔지만 장갑을 끼고 있었고 장화도 소독했다. 그리고 최근 대여섯주 동안 동물들과 직접적인 접촉은 없었다" 고 주장했다.
그의 변호사는 "지난 4월 집단 도살 과정에서 검역원이 실수로 독주사를 놓지 않아 생명을 건진 송아지 '피닉스' 에 당국이 생존 허가를 해준 전례에 비춰볼 때 그룬티에도 특별조치가 내려져야 한다" 고 말했다. 이에 영국 축산 당국은 결정을 번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법원이 '베이브' 의 생사 여탈권을 쥐게 됐다. 동물을 의인화한 영화 '꼬마 돼지 베이브' 에서 그룬티는 '양치기 개' 를 부러워하다 '양치기 돼지' 의 꿈을 이루는 역할을 맡았다.
이상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