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 이색모임] 광주 서구청 '방송동호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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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정다운 소리, 해담는 방송. 지.에스.비(GSB). 여기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광주 서구청의 청내 유선방송이 화제다.

방송 시간은 월~금요일 일과 시작 전 30분(오전 8시25~55분)과 점심시간 중 55분(낮 12시~12시55분). 음악과 함께 짜여지긴 하지만 만만치 않은 분량의 방송이 '방송동호회' 덕에 직원들에게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이 모임은 지난 2월 서구청 직원들을 대상으로 공모해 만들어졌다. 회원 수는 남자 13명과 여자 12명 등 총 25명. 대부분 평소 음악을 좋아하던 사람들이다.

PD.아나운서.구성작가로 역할을 나눠 4개 제작팀을 짜 3월23일부터 시험방송을 하다 지난 5일 공식 개국했다.

방송국은 청사 2층에 있는 5평짜리 사무실. 이마저 직장협의회와 함께 쓰고, 장비도 오디오 믹서.스피커 셀렉터.CD플레이어.CD 3백여장 정도에 불과하다.

청내 방송이어서 청취자는 5백30명. 넉넉지 않은 제작여건에도 불구하고 매일 아침.점심방송마다 프로그램을 달리 편성할 만큼 정성을 쏟고 있다.

수요일 아침마다 같은 총무과의 김양금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수요 클래식' 의 구성작가 정소영(36)씨는 "인터넷을 뒤져 자료를 찾아 대본을 쓰고 선곡하는 게 여간 힘들지 않지만 재미있다" 고 말했다.

금요일 점심 '신나는 금요일' 의 정승희 아나운서(기획감사실)는 "생방송인데 생각처럼 안돼 '방송 사고' 도 많이 난다" 며 활짝 웃었다.

음악이 많이 방송되며 클래식에서 영화음악.째즈.트롯트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르를 넘나든다.

아침 방송 2회와 점심 방송 1회를 맡은 모성훈(37.정보홍보실)제작1팀장은 "동료 청취자들의 반응이 다양하나 대체로 좋다" 고 말했다.

국장을 맡아 총괄하는 박홍표(42)주민자치과장은 "회원들이 라디오를 밤늦게까지 귀를 기울여 들으며 자신과 비교하는 등 매우 열심이다" 며 "장비 등이 부족해 하고 싶은 걸 다 못 하는 게 안타깝다" 고 했다.

▶국장 박홍표▶PD=모성훈.문창준.송국종.문민▶아나운서=신덕현.김양금.정용학.정강호.오승희.김성수.한미.강수미.정승희▶구성작가=나문효.정소영.정은화.송철.장경창.문은미.신진.박해봉.이남희.최순심.

이해석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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