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형씨 北딸·南조카 55년만에 만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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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야, 익구야 너 어떻게 살아있었니-. "

"누님도 주름이 많이 지셨군요. 사진으로 뵙던 고운 얼굴에…. "

6.15 남북공동선언 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토론회가 열린 15일 금강산호텔. 몽양(夢陽) 여운형(呂運亨)선생의 딸인 북의 조국전선 중앙위 여원구(呂鴛九.73)의장과 서울의 10촌동생 익구(益九.55.지우커뮤니케이션 회장)씨가 만났다. 익구씨가 갓난아기이던 1946년 헤어졌던 두 사람이다.

흰 저고리와 검정색 치마 차림에 김일성 배지를 단 呂의장은 들뜬 목소리로 "이화여전 2학년이던 18세 때 김일성 장군님이 공부를 시켜주겠다고 해 언니(연구.96년 사망)와 함께 38선을 넘었다" 고 옛날을 회상했다.

익구씨도 "연구 누님이 서울에 왔을 때 저는 민주화운동 때문에 감옥에 있어 못 만났다" 며 그간의 소식을 전했다. 민중불교운동연합 의장을 지낸 익구씨는 지금 몽양선생 추모사업회 이사를 맡고 있다.

55년 만의 상봉은 신창균(93)범민련 남측본부 명예의장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금강산=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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