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인생을 사는 간암 말기의 환자 서인석(徐仁錫.73.부산 중구 대창동)씨가 장학기금 1억원을 경북대에 내놓았다.
부산에서 목재업을 하는 徐씨는 지난 13일 장학금 기탁을 결정한 뒤 갑자기 쓰러져 위독한 상태다.
경북대는 徐씨의 호를 딴 '농제(農齊)장학회' 를 설립, 전자전기컴퓨터학부 학생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매학기 등록금 전액을 지원할 계획이다.
徐씨가 경북대에 돈을 내놓기로 한 것은 사위인 조유제(趙有濟.43)씨가 이 대학 전기전자컴퓨터학부 교수로 재직중인 데다 고향인 경북 청도군 각남면의 학생들을 도울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돈을 내놓으면서 가족들에게 "주위에 알리지 말라" 고 몇 차례나 당부했다.
10대 때 부산으로 가 갖은 고생을 하며 돈을 모은 徐씨는 그동안 자신의 어려운 시절을 생각하며 고아들을 돌보는 등 이웃사랑을 실천해왔다.
가족들은 "못 배운 것이 한스러워 평소에도 입버릇처럼 장학재단을 만들겠다고 말했지만 사업이 여의치 않아 꿈을 이루지 못했다" 며 "이제 적은 돈이지만 장학재단을 만들 수 있게 돼 다행" 이라고 말했다.
사위 趙씨는 "장인어른이 많이 편찮은 것은 가슴 아프지만 평생 소원을 풀게 됐으니 기쁘다" 고 말했다.
오는 19일 열리는 장학금 전달식에는 몸이 아픈 徐씨를 대신해 趙씨가 부인 서경애(39)씨와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대구=홍권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