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리뷰] '나는 지금 네가 보고싶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초등학교 4학년 여학생의 독백이라는 독특한 형식의 창작동화 『나는 지금 네가 보고 싶어』는 성장기 소녀에 대한 섬세한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지난해 일간지 신춘문예 당선작인 '우리들의 작문교실' 을 아이들이 읽기 좋게 다듬은 것이라 구성이 탄탄하고 표현도 세련됐다.

롤러 블레이드를 타고 쌩쌩 달리는 걸 즐긴다고 해서 '비행접시' 라는 별명을 가진 은아는 소설 속의 소녀 탐정 주인공 이름으로 불리길 고집하는 '위니' 와 단짝이 된다.

태어나기도 전에 아빠를 잃고 카페를 경영하는 엄마와 단 둘이 사는 은아와, 연극배우 출신 엄마의 독특한 행동 때문에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던 위니의 우정은 뜻밖에 롤러 블레이드로 인해 위기를 맞는다.

은아를 통해 보는 어른들의 세계도 흥미롭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은아는 "자기에게 중요한 걸 내놓을" 줄 안다는 의미가 아니겠냐고 말한다.

연필 스케치의 선묘가 살아있는 아름다운 수채화가 한 편의 잔잔한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더해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