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현대캐피탈, PO 이겼다 또 이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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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의 헤르난데스(가운데)가 대한항공 수비벽을 피해 강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헤르난데스는 25점을 올리며 대한항공의 레안드로를 압도했다. [천안=뉴시스]

‘센터 없는 배구’는 허전하고 부실했다. 주전 센터를 잃고 전장에 나선 대한항공이 맥없이 플레이오프 1, 2차전을 내줬다. 상대의 약점을 무자비하게 파고든 현대캐피탈은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1승만을 남겼다.

현대캐피탈이 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에서 헤르난데스(25득점)의 불꽃 강타와 막강한 블로킹 옹벽을 앞세워 3-0으로 가볍게 이겼다. 2연승을 올린 현대캐피탈은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올려도 삼성화재가 기다리고 있는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다.

대한항공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주전 센터 진상헌과 김형우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1차전에 이어 백업 센터 이동현과 신인 권혁모가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블로킹과 공격에서 모두 허점이 드러났다. 현대캐피탈은 라이트 헤르난데스(2m1㎝)에게 공격을 집중시켰다. 헤르난데스를 맞상대한 대한항공 레프트 강동진(1m92㎝)은 높이에서 떨어졌고, 센터 이동현과 권혁모는 블로킹 타이밍을 잡아내지 못했다. 헤르난데스는 53.7%에 이르는 공격성공률을 올리며 대한항공 진영을 마음껏 공략했다.

대한항공은 공격에서도 센터진의 부실을 절감해야 했다. 현대캐피탈 하경민(10득점)과 이선규(8득점)의 중앙 속공이 펑펑 터지는 동안 대한항공 이동현은 7득점, 권혁모는 단 1득점에 그쳤다.

세트스코어 0-2로 몰리자 대한항공 신영철 감독은 전날 4세트에서처럼 라이트 주공격수 레안드로(16득점)를 센터로 기용하는 고육지책을 썼다. 대한항공이 19-19까지 따라붙자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헤르난데스를 빼고 아껴 뒀던 박철우를 투입했다. 박철우는 대각공격 3개를 터뜨리고 블로킹 1개를 잡아내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박철우는 “내가 뛰는 시간이 줄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팀을 위해 역할을 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김 감독은 “대한항공 센터 블로킹이 낮아졌기 때문에 중앙으로 많이 파고들었고, 그게 잘 먹힌 것 같다”고 여유를 보였다.

벼랑 끝에 몰린 대한항공 신 감독은 “좀 더 과감한 서브로 상대 수비를 흔들어야 한다. 정신력을 재무장해 홈 경기에 나서겠다”며 설욕을 다짐했다.

3차전은 3일 인천에서 열린다.

천안=정영재 기자

◆전적 (1일)
현대캐피탈 (2승) 3-0 대한항공 (2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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