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닭' 혈액순환 촉진… 체질 감안해 먹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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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옻은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으나 독이 있고 매운 맛을 갖고 있다.맵고 따뜻한 약은 기본적으로 인체내의 뭉친 기(氣)를 풀어준다.

옻은 또 혈액순환을 촉진해 요통을 완화하고 관절을 따뜻하게 해 각종 관절통을 치료한다. 혈액의 흐름을 좋게 해 여성들의 무월경,남성들의 정력 감퇴시 강장제로 응용하기도 한다. 요즘에는 이러한 작용을 이용해 여성의 자궁근종이나 소화기 계통의 암에도 옻을 원료로 만든 약품을 쓰기도 한다.

그러나 옻은 독이 매우 강하여 신중하게 복용해야 한다.한방에서는 독을 완화하기 위해 옻나무를 볶거나 건칠(乾漆 ·생 옻나무에 열을 가할 경우 스며나오는 액체)을 만들어 쓴다.열을 가하면 옻에 포함된 우루시올 계통의 독성 성분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우루시올 성분은 피부에 강력한 알레르기를 일으키고 간을 손상시킬 위험이 큰 것으로 한의학에서는 전한다.

이러한 옻을 복용하는 방법으로 보편화된 게 옻닭이다.한방에서 닭은 위장을 보강하는 작용이 강하고 따뜻한 성질을 가진 육류로 분류한다.

닭에 옻과 찹쌀을 넣어서 끓여 먹으면 옻의 독으로 인한 위장의 손상을 막아주고 옻의 효능을 높일 수 있다.또 이때 찹쌀은 제독 작용을 해 옻독의 영향을 크게 줄여준다.

이렇듯 옻닭은 조상들의 지혜가 듬뿍 담긴 음식이다.그러나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이나 열이 많은 중풍환자 등은 옻닭 복용을 삼가하는 게 좋다.그런데 문제는 옻을 먹어 보지 않은 사람은 옻을 먹어보기 전까지 알레르기가 있는 지 없는 지를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주호 대전 동지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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